전선에 매달려 전력을 보충하면서 장시간 비행할 수 있는 드론 기술에 관심이 쏠렸다. 드론은 방송 촬영부터 수색, 배송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는 장비지만 배터리 용량의 한계로 비행시간에 제한이 있었다.
남덴마크대학교(USD) 연구팀은 24일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배터리가 모두 소모되면 비행이 불가능한 드론의 단점을 보완한 획기적인 충전 기술을 소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드론 상단의 그리퍼(gripper)와 변류기가 핵심이다. 그리퍼는 손 등 사람의 동작을 본뜬 기계장치다. 연구팀은 그리퍼를 변류기와 결합하고 그 주변을 케이블 가이드로 감쌌다. 케이블 가이드에 전선이 끼워지면 그리퍼가 열리면서 전선과 접촉해 충전하고, 변류기로 변압하는 구조다.
연구팀은 시판되는 드론(모델 Tarot 650 Sport)을 개조해 실험에 나섰다. 프로그래밍된 CPU를 탑재한 드론은 배터리 잔량이 일정 수준까지 줄면 카메라와 레이더로 근처의 전선을 찾도록 설계됐다.
실험에서 드론은 배터리 잔량이 줄자 전선을 스스로 찾아 그리퍼에 끼웠다. 원격으로 드론의 상태를 체크한 연구팀은 배터리가 빠르게 충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 관계자는 “충전 중 드론이 전선에 매달려 있기 때문에 전력이 소비되지 않는다”며 “필드 테스트에서 무게 4.3㎏의 실험기는 한 번 날아올라 총 5회 배터리를 충전해 총 2시간 넘게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술을 보다 고도화하면 충전에 걸리는 시간이 더욱 짧아질 것”이라며 “오래 날면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전천후 드론이 조만간 개발될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내용은 오는 5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되는 2024 IEEE 로봇공학·자동화 국제 컨퍼런스에서 발표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