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공간에서 만든 태양광 발전 에너지를 지구로 보내는 실험이 처음으로 성공했다. 지속 가능한 재생에너지를 대표하는 태양광 발전은 밤에는 불가능하지만 우주에서는 이 약점이 완전히 사라진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는 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주 태양광 발전 에너지의 무선 송전 기술을 최초로 실증했다고 발표했다.

놀라운 성과는 지난 1월 발사된 인공위성 'SSPD-1'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태양광 패널을 펼쳐 자가발전이 가능한 'SSPD-1'은 이렇게 얻은 전기 에너지를 전선 한 가닥 없이 지구로 보내는 여러 실험을 진행해 왔다.

마이크로파 간섭을 응용해 우주 공간에서 생성된 발전 에너지를 지구로 송전하는 메이플 <사진=칼텍 공식 홈페이지>

핵심은 칼텍이 개발한 메이플(Microwave Array for Power-transfer Low-orbit Experiment, MAPLE)이라는 장비다. 'SSPD-1' 내부에 장착된 메이플은 전기를 마이크로파로 변환한 후 간섭 작용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곳으로 전송한다.

메이플의 원리는 대략 이렇다. 잔잔한 수면에 두 손을 동시에 대면 물결파(파장) 두 개가 점차 확산되고 서로 부딪힌다. 두 파장이 정반대 타이밍, 즉 한쪽이 커지고 다른 한쪽이 작아지는 상황에 충돌하면 서로 약해진다. 반대로 두 파장이 같은 타이밍에 부딪히면 증폭돼 강해진다.

칼텍 관계자는 "이런 전파의 간섭을 잘 이용하면 전기 에너지의 손실 없는 전송이 가능하다"며 "메이플은 이 원리를 이용한 총 32개의 송신기로 마이크로파를 여럿 겹쳐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파 간섭 장치 메이플(노란 동그라미)을 장비한 SSPD-1 위성 <사진=칼텍 공식 홈페이지>

이어 "일단 송신기에서 약 30㎝ 떨어진 곳에 설치된 수신기에 무선 송전을 시도했다"며 "수신기에 부착된 LED가 보기 좋게 점등했다"고 덧붙였다.

메이플의 가능성을 확인한 칼텍 연구팀은 이후 'SSPD-1'이 우주에서 발전한 전기 에너지를 받아 캠퍼스 건물 옥상에 설치한 수신기로 잡는 실험까지 성공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새로운 발전 기술을 고도화하면 우주에서 만든 전기를 지구로 안전하게 보낼 날이 올 것"이라며 "지상의 전선이 불필요해지고 외딴 지역, 일테면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피해를 받은 곳에 쉽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SSPD-1이 발전한 전기 에너지를 메이플을 통해 수신하는 실험을 진행하는 칼텍 학생들 <사진=칼텍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우주 태양광 발전은 설비 발사에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도 "일단 장비가 가동되면 전선과 송전탑이 필요한 지상 설비는 비교가 안 될 효율(지상 14~15%, 우주 90% 이상)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칼텍이 고안한 우주 태양광 발전 및 송전 기술은 현재 일본에서도 실용화를 목표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일본은 정부 기관과 민간 기업의 제휴로 2025년 칼텍과 비슷한 시스템의 시험 도입을 앞두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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