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통제 없이 도로를 포장하는 스위스의 획기적인 기술에 관심이 쏠렸다. 노후된 아스팔트 도로를 다시 포장할 때는 차선을 막기 때문에 정체 구간이 발생하기 일쑤다.

스위스 연방 환경교통에너지통신부 도로국(ASTRA)이 제작한 에스트라 브리지(ASTRA Bridge)는 전체 길이 256m의 다리형 구조물이다. 트레일러로 각 구조물을 옮겨 설치하는 이동형 다리 에스트라 브리지는 포장이 필요한 도로에 작업 공간을 마련하고, 그 위로 차량이 지나도록 설계됐다.

도로국은 포장공사가 야간에 주로 이뤄지지만 피치 못한 정체가 빚어지며, 주간에 실시되는 공사도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교통대란을 피하면서 언제든 도로포장이 가능하도록 머리를 맞댄 도로국 관계자들은 고속도로 유지 보수에 특화된 에스트라 브리지를 고안했다.

스위스 도로국이 제작한 에스트라 브리지. 아래에서 도로포장이 이뤄지고 위로는 차량이 다닌다. <사진=ASTRA 공식 홈페이지>

ASTRA 관계자는 "에스트라 브리지는 포장할 도로 구간 전체를 덮는 구조"라며 "말 그대로 다리나 육교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교통 통제 없이도 포장 작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스트라 브리지로부터 작업 공간을 확보한 인부들은 낡은 포장을 깎아내고 새 아스팔트를 까는 모든 공정을 안심하고 진행한다"며 "다리 위를 통행하는 운전자들 역시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에스트라 브리지 공법은 이렇게 진행된다. 우선 교통량이 적은 밤 시간대에 포장이 필요한 곳으로 에스트라 브리지를 트레일러가 옮긴다. 이후 설치 작업을 거쳐 다리가 완성된다. 다리 아래에서 포장 작업을 진행하는 동시에 상판으로 차량이 통행한다. 

도로국에 따르면, 에스트라 브리지는 경차부터 거대한 트레일러까지 거의 모든 차량이 시속 60㎞로 무제한 통행할 만큼 견고하다. 차량이 드나들 수 있도록 양쪽을 완만하게 설계했기 때문에 아래 작업 공간은 약 100m다. 다리 하부의 높이는 3.1m, 폭은 5.1m다.

ASTRA 관계자는 "이 장비는 아스팔트 포장 외에도 고속도로 접합 부분의 교체 등 다양한 작업에 사용할 수 있다"며 "2022년 처음 탄생한 에스트라 브리지는 그간 수차례 개량됐고, 올해 4월에는 작업 길이를 20m 늘리고 내구성도 강화한 최신 장비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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