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젤란은하에 자리한 적색초거성 WOH G64의 상세 이미지를 천문학자들이 처음으로 촬영했다. 반지름이 태양의 1540배나 되는 WOH G64는 대마젤란은하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황새치자리에 약 500만 년 전 출현했다.
일본 국립천문대(NAOJ) 오나카 케이이치 박사 연구팀은 25일 관측 보고서를 내고 유럽남천천문대(ESO)의 초대형망원경(VLT)으로 잡아낸 WOH G64의 상제 사진을 소개했다.
이미지 속의 WOH G64는 고치처럼 밝은 빛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는 초신성 형성 전에 죽어가는 항성에서 물질이 극적으로 방출되는 것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오나카 박사는 "대마젤란은하는 지구에서 약 16만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불규칙은하로 우리은하의 동반 은하로 알려져 있다"며 "칠레 파라날 천문대 VLT의 2세대 장비 그래비티(GRAVITY)를 이용해 적색초거성 WOH G64 주변의 고치 구조, 즉 더스트 셸까지 잡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성과는 수십만 광년 떨어진 별을 보다 상세하게 관측하려는 천체물리학자들의 도전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고치 형태의 먼지는 초신성 폭발의 전조로 생각돼온 만큼 관련 연구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태양의 약 2000배 몸집을 가진 WOH G64 주변부의 더스트 셸은 항성이 초신성이 되면서 방출하는 물질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WOH G64가 지난 10년 동안 상당히 어두워진 점에서 학자들은 초신성 가능성을 점쳤다. 이번 관측은 WOH G64의 진화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는 절호의 기회라고 오나카 박사는 강조했다.
박사는 "WOH G64의 더스트 셸이 알 모양인 점에 주목할 만하다"며 "이런 형상은 항성이 방출하는 물질이나 미지의 반성의 영향에 의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고치는 같은 종의 별 중 가장 극단적인 형태 중 하나이며 별의 최후를 알려주는 마지막 사인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NAOJ는 WOH G64가 점점 어두워지고 있어 향후 상세 관측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했다. 다만 업그레이드가 한창인 VLT의 그래비티 플러스(GRAVITY+) 장비를 이용하면 추가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비티 플러스는 2016년부터 운용되는 그래비티의 후속 장비로 더 희미하고 멀리 떨어진 천체를 포착하는 동시에 밝은 천체의 명암비 정밀도를 올려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