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세균은 인류의 큰 위협이다. 내성균이 많아질수록 낫기 어려운 감염증이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류는 오래도록 내성균과 사투를 벌여 왔는데, 최근 한 연구결과 획기적인 ‘신무기’가 등장했다.
중국과학원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스마트 붕대는 상처에 숨어 있는 세균의 위험도에 따라 색이 변화한다. 즉, 스마트 붕대의 색깔을 보고 치료에 필요한 약제를 투여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신소재는 세균 감염이 만들어내는 상처의 환경에 주목했다. 상처의 상태에 따라 접촉한 면이 파란색에서 노란색, 붉은색으로 변색된다. 파랑은 세균은 거의 없어 안전한 상태, 노랑은 세균이 검출된 상태, 빨강은 투여한 약제에 세균이 내성을 보이는 상태를 각각 나타낸다.
이 붕대의 비밀은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이다. 활성산소종이란 일반 산소(O2)대비 화학적 반응성이 높은 산소를 포함한 분자들의 총칭이다. 항생제가 내성균에 전혀 듣지 않을 때 활성산소종이 빛과 반응해 내성균을 약화하는 게 핵심이다.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스마트 붕대를 통해 일반 대장균 및 내성균을 모두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더욱이 이 붕대는 색깔을 통해 상처의 상태는 물론 항생제가 잘 듣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의료진이 다른 조치를 강구할 시간도 벌어준다.
이번 스마트 붕대를 비롯해 세계 의학계는 다양한 기능성 붕대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 중에는 세균을 종류별로 흡수하거나 상처 치료를 촉진하는 나노파이버메쉬, 세균의 증식을 억제해 감염 리스크를 낮추는 화상전용붕대도 포함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