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장애(조울증)를 가진 사람의 기분 변화를 기록하는 팔찌가 조만간 등장할 전망이다. 학계는 효과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조울증 치료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영국 에든버러대학교와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이달 개최된 국제 뇌의학회 'ECNP Congress'에서 양극성장애 환자의 기분 변화를 시시각각 체크하고 보여주는 웨어러블 기기를 공개했다.

양극성장애는 기분이 좋아지는 조증과 불안감이 밀려드는 우울증이 반복되는 마음의 병이다. 진단은 주로 의사의 면담이나 심리 테스트로 이뤄지는데 기분이 워낙 개인 차가 커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양극성장애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모니터링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개발될 전망이다. 사진은 연구팀이 정보 수집에 활용한 기기 엠파티카(Empatica) E4다. <사진=바르셀로나대학교 공식 홈페이지·DIEGO HIDALGO-MAZZEI>

이런 점에서 연구팀은 조울증이 의심되는 이들의 기분 변화를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할 방법을 찾았다. 그 고민의 산물인 팔찌형 웨어러블 기기는 아직 개발 단계지만 이론대로 완성되면 쉽고 객관적인 양극성장애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기분은 요동치는 정도나 주기가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며 "양극 I형 장애는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 조증 상태를 일으키며 양극 II형 장애는 조증 면에서 양호하지만 심한 우울 상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의사가 이를 세부적으로 진단하려면 환자와 대면해 문진하거나 심리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데, 이런 방법은 주관적이고 시간도 오래 걸려 환자를 효과적으로 특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양극성장애는 우울증과 조증이 반복해서 나타나며 문진이나 심리 테스트로 발견하기 쉽지 않은 마음의 병이다. <사진=pixabay>

팔찌형 기기는 다른 웨어러블 디바이스처럼 인간의 전기피부활동(EDA)을 이용한다. 조울증의 지표인 기분 변화를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연구팀 관계자는 "심리 상태를 알 수 있는 힌트는 바로 우리 몸의 생리학적 변화"라며 "우리 피부에는 EDA라는 미약한 전기 신호가 존재하며, 이는 스트레스에 따라 움직이므로 조울증을 특정하는 데 좋은 정보가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연구팀은 장치 개발에 앞선 실험을 진행 중이다. 양극성장애 환자 38명과 건강한 사람 19명을 모집하고 신체활동 모니터링 장치 엠파티카(Empatica) E4를 48시간 착용하게 한 최근 실험에서는 우울한 상태의 양극성 장애 환자의 EDA 활동 저하가 뚜렷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