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24일 허블 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의 31주년을 기념하며 아찔하게 빛나는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이는 지구에서 2만 광년 떨어진 거대하고 매우 밝은 별인 '용골자리 AG(AG Carinae)'를 찍은 것이다. 이 별은 항성 진화의 후반부인 '밝은 청색 변광성(Luminous blue variable)' 단계로, 이에 따라 수천년간 밝기와 스펙트럼이 심하게 변하면서 지속해서 타오른다.

용골자리 AG는 태양보다 70배 정도 크고 100만배 정도 밝다. 또 이 별은 안쪽으로 중력이 강하게 작용하고 바깥쪽으로는 방사능이 엄청나게 밀려 나가는 등 극심한 압력으로 인해 결국 바깥층이 폭발, 물질을 외계로 쏟아낸다.

따라서 별 주위에는 퍼져나간 가스와 먼지로 인해 성운이 생성되며, 이는 무려 5광년까지 펼쳐진다. 5광년은 태양계와 가장 가까운 알파 센터우리까지의 거리와 맞먹는 정도로, 그 크기를 짐작케 한다.

<사진=NASA, ESA, STScI>

사진의 붉은 부분은 질소 가스에 엮인 수소 가스가 밝게 빛나며 폭발하는 것이며, 푸른색은 별에서 밀려 나온 먼지 덩어리다. 항성풍은 시간당 약 100만km의 속도로 원을 그리며 이들 물질을 우주로 밀어내고 있다.

이런 폭발은 수천 년간의 청색 변광성 기간 동안 몇 차례 발생하며, 용골자리 AG는 태양의 10배에 해당하는 물질들을 우주에 방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이 외피를 모두 벗겨내면 별은 다시 줄어들고 안정화된다. 하지만 이 별의 수명은 수백만 년에 불과하다.

독일 보훔 루르대학의 천문학자 커스틴 바이스는 NASA의 공식 자료를 통해 "나는 이런 종류의 별들을 연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불안정함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이 별들은 이상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디테일한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것은 허블이 가시광선과 자외선, 근적외선 등을 모두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블 망원경은 1990년 4월 24일 이후 지금까지 4만8000개의 천체를 150만회 관측하며 천체 연구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5번의 수리와 업그레이드로 허블은 당초 수명을 넘어 2030~2040년까지 임무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허블의 후계자는 올해 말 발사 예정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과 2025년 발사될 낸시 그레이스 로만 우주망원경(Nancy Grace Roman Space Telescope)이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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