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로 만든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개발이 시작된다. 목표로 삼은 발사 시기는 오는 2025년이다.

일본 인공위성 기획‧제작사 테라스페이스는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종이로 구성되는 인공위성 개발을 오는 5월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테라스페이스 기타가와 사다히로 대표는 “세계 최초의 종이 인공위성을 5월 중순부터 개발할 것”이라며 “일본 5위의 제지업체 호쿠에츠 코퍼레이션이 기획 단계부터 함께 한다”고 전했다.

종이 인공위성의 명칭은 ‘PAPER-SAT’로 정해졌다. 알루미늄이 사용되는 일반 인공위성의 뼈대를 친환경 소재 ‘리셀(ReCell)’로 구성한다.

2025년 발사를 목표로 제작되는 종이 인공위성 'PAPER-SAT' <사진=테라스페이스 공식 홈페이지>

‘리셀’은 호쿠에츠 코퍼레이션이 개발한 셀룰로오스 나노파이버(Cellulose Nano Fiber, CNF)의 일종이다. CNF는 목질 섬유를 나노화한 친환경 소재다. ‘리셀’은 기존의 종이를 한참 뛰어넘는 강도와 뛰어난 성형성을 겸비했다.

특히 ‘리셀’은 알루미늄에 비해 전파를 흘리기 쉽다. 덕분에 우주 공간에서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위성에 반드시 필요한 통신 안테나를 위성 내부에 탑재, 설계의 자유도를 높일 수 있다.

호쿠에츠 코퍼레이션은 “기존 인공위성은 임무를 마친 후 대기권에 진입할 때 산산조각 나면서 인류를 위협하는 우주 쓰레기를 만들었다”며 “종이 인공위성은 대기와 마찰할 때 수증기와 이산화탄소가 될 뿐이며, 지구 환경오염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 작품 '그래비티'는 롱테이크 기법으로 찍은 초반, 우주 쓰레기의 무서움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사진=영화 '그래비티' 스틸>

천문학계는 낡은 우주선이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도 떨어져 나오는 우주 쓰레기 약 1억3000만 개가 지구 궤도를 돈다고 추측했다. 10㎝ 이상으로 제법 큰 것이 3만5000개 이상이며, 나머지는 이보다 작은 미세 우주 쓰레기다.

우주 쓰레기는 우주 비행사들에 아주 치명적이다. 2016년 ISS의 유리창에 0.6㎝ 상처를 남긴 물질은 지름이 고작 수천 분의 1㎜ 밖에 안 되는 페인트 조각이었다. 고도 400㎞ 상의 ISS나 위성 대부분은 시속 2만5200㎞로 90분에 한 번 지구를 도는데, 이는 총알 속도의 10배에 달한다. 때문에 궤도를 도는 미세한 우주 쓰레기는  상당히 위험하며, 이는 영화 ‘그래비티’에서 잘 묘사됐다.

때문에 학계는 우주 공간의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영국은 진공청소기처럼 쓰레기를 빨아들이는 ‘엔드 오브 라이프 서비스(End-of-Life Service)’ 테스트 비행을 앞뒀다. 러시아는 끈적끈적한 거품으로 쓰레기를 달라붙게 하는 ‘폼 브레이커스 캐처(Foam Breakers Catcher)’를 개발 중이다. 일본 쓰미토모임업과 교토대학교는 2023년 나무로 만든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Wooden Satelite)를 선보일 계획이다. 

'PAPER-SAT'의 내구성을 책임질 '리셀'의 성능 실험을 위해 내년 발사될 6U급 실험 위성 '타타라-1호' <사진=호쿠에츠 코퍼레이션 공식 홈페이지>

테라스페이스와 호쿠에츠 코퍼레이션은 ‘PAPER-SAT’의 초호기에 해당하는 6U(10㎏급) 실험 위성 ‘타타라-1호(TATARA-1)’를 통해 ‘리셀’의 우수한 성능을 이미 확인했다. ‘타타라-1호’는 ‘PAPER-SAT’의 실제 발사에 앞서 내년 우주로 먼저 날아가 ‘리셀’의 내구성 등을 본격 시험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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