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 부착해 스트레스를 감지하고 인간에 즉각 알려주는 초소형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등장했다. 취미로 식물을 키우는 이들은 물론 곡물 등을 재배하는 농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학계는 기대했다.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 연구팀은 식물이 분비하는 과산화수소를 감지,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초소형 장치를 28일 공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ACS Sensors' 최신호에도 소개됐다.

이 장치는 식물 잎사귀에 부착할 정도로 작다. 스트레스를 받은 식물이 발신하는 SOS 신호를 센서로 감지하고 전기신호로 바꿔 사람에게 전달하는 구조다.

식물의 잎에 부착된 과산화수소 검출 장치 <사진=아이오와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아이오와대 스티븐 위탐 연구원은 "식물은 늘 조용해 보이지만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구조 요청도 한다"며 "급격한 기온 변화나 가뭄, 병충해 피해를 입으면 스트레스 징후로 과산화수소를 방출하는데, 이를 인간에 알려주는 것이 우리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플라스틱 마이크로 니들이 핵심이다. 이 초미세 바늘의 표면은 키토산과 식물 유래 효소를 섞은 물질로 코팅돼 과산화수소가 닿으면 전류가 흐른다. 이를 식물의 잎에 붙이면 조직에 박힌 마이크로 니들이 스트레스 반응을 즉각 검출한다.

스티븐 연구원은 "성능 확인을 위해 담배와 콩 잎사귀에 디바이스를 설치하고 슈드모나스 등 병원균에 일부러 노출했다"며 "장치가 신속하게 과산화수소에 반응해 식물의 다급한 구조 신호를 파악했다"고 말했다.

식물 조직에 박히는 마이크로 니들(왼쪽)과 그 확대 이미지 <사진=아이오와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어 "과산화수소의 양에 따라 전류가 변하기 때문에 스트레스의 수준까지 알 수 있다"며 "제작비도 저렴한 이 장치는 1회 사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대 10회 반복해 쓸 내구성도 가졌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새로운 기술이 농업의 미래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취미로 식물을 키우는 이들은 물론 전문적인 농가가 대규모 병해 또는 충해 피해를 받기 전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역설했다.

스티븐 연구원은 "세계 작물 생산량의 20~30%는 병충해로 손실되며 경제적 손해는 연간 약 2200억 달러(약 324조원)"라며 "농업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감시 시스템이나 자동화가 진행 중인데, 우리 장치와 조합하면 보다 효율적인 작물 관리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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