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왜성 주변을 도는 평균 밀도가 아주 낮은 거대 가스 행성이 특정됐다. 천문학자들은 이 초저밀도 행성을 마시멜로에 비유했다.

미국 카네기연구소는 21일 연구 논문을 발표하고 M형 적색왜성을 공전하는 태양계 외행성의 밀도가 토성의 40%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미스터리한 외계행성은 마차부자리 방향으로 약 580광년 떨어진 항성 ‘TOI-3757’을 공전하는 ‘TOI-3757b’다. 이번 조사에서 이 천체는 지금까지 적색왜성 주변을 공전하는 행성 중 평균 밀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판명됐다.

연구소에 따르면 ‘TOI-3757b’는 지름이 목성의 약 1.07배나 되지만 질량은 목성의 약 0.268배에 불과하다. 주성으로부터 평균 거리는 약 0.038천문단위(약 570만㎞)로 가까운 편이고, 공전주기는 약 3.44일로 관측됐다.

적색왜성(왼쪽)과 그 주변을 도는 마시멜로 같은 거대 가스 행성 TOI-3757b의 상상도 <사진=NOIRLab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지름과 질량을 바탕으로 산출된 ‘TOI-3757b’의 평균 밀도는 ㎤ 당 약 0.27g”이라며 “물에 뜬다고 표현하는 토성의 평균 밀도가 ㎤ 당 약 0.69g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카네기연구소의 성과를 소개한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국립광학적외선천문학연구소(NOIRLab)는 ‘TOI-3757b’의 평균 밀도가 토성의 4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마시멜로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TOI-3757b’가 공전하는 ‘TOI-3757’은 지름과 질량이 태양의 약 60%이며 표면 온도는 약 3640℃다. ‘TOI-3757b’보다 평균 밀도가 낮은 외계행성은 이전에도 발견됐지만 주성이 적색왜성이라는 점은 이례적이다.

조사 관계자는 “적색왜성은 흔히 발견되는 저온 항성이라고는 해도, 행성 대기를 날릴 정도로 강력한 플레어가 표면에서 발생한다”며 “때문에 적색왜성 주변에 거대 행성이 존재하기 어렵고, 있더라도 두 천체의 거리는 570만㎞보다 훨씬 멀어야 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학설”이라고 말했다.

비록 적색왜성이라도 그 표면의 플레어는 가까이 도는 행성의 대기를 벗겨버릴 정도로 강력하다. <사진=pixabay>

카네기연구소는 적색왜성 주위에 거대 가스 행성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현재 연구소는 거대 가스 행성의 핵과 공전궤도가 수수께끼를 풀 유력한 단서라고 보고 있다.

조사 관계자는 “행성은 가스와 먼지로 이뤄진 원시행성계원반 안에서 탄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거대 가스 행성의 경우 가장 먼저 질량이 지구의 10배나 되는 암석 핵이 형성되고, 이것이 주변의 가스를 급속히 끌어당기면 ‘TOI-3757b’ 같은 천체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이어 “‘TOI-3757b’는 약간 찌그러진 타원형 궤도를 공전하는데, 약 3.5일 사이에 주성에 접근하거나 멀어진다”며 “이 궤도가 조석가열, 즉 다른 천체의 중력이 야기하는 조석력으로 ‘TOI-3757b’의 대기가 팽창, 평균 밀도가 낮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천문학자들은 향후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등 차세대 장비를 통해 ‘TOI-3757b’ 같은 희한한 천체의 탄생 배경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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