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 고바야시 겐타로(48)가 유태인을 조롱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한창이다. 개회식 음악을 담당했던 뮤지션 오야마다 케이고(52)가 학교폭력 파문으로 사임한 직후 터진 이번 소동에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유태인 인권단체 사이먼비젠탈센터(Simon Wiesenthal Center)는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폐막식 총감독 고바야시 켄타로와 조직위원회 앞으로 공식 항의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라멘즈 시절 유태인 대량학살을 소재로 개그를 선보였던 고바야시 켄타로 <사진=유튜브>

센터가 고바야시 켄타로의 올림픽 개·폐막식 연출을 문제 삼은 이유는 그의 빗나간 역사관이다. 개그맨 콤비 ‘라멘즈’ 출신 극작가 겸 연출가인 고바야시 켄타로는 과거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한 개그를 선보여 물의를 빚었다.

고바야시 켄타로는 라멘즈 시절이던 1998년 사람 모양으로 자른 종이를 늘어놓고 ‘유태인 대량학살 놀이’라고 표현했다. 그랬던 고바야시가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막식 총감독 자리에 오르자 관련 동영상이 SNS에 올라와 일본 내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사이먼비젠탈센터는 “개그맨은 웃음을 위해 이야기를 창작할 자유가 있지만 나치에 학살된 희생자를 비웃을 권리는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또 “결과적으로 고바야시 켄타로 감독과 도쿄올림픽 조직위가 600만 유태인의  인권과 역사를 모욕했다. 올림픽을 치를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개그콤비 라멘즈 시절의 고바야시 켄타로. 왼쪽은 현재 배우로 활동 중인 카타기리 진(48) <사진=라멘즈 공식 홈페이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14일 고바야시 켄타로를 올림픽 및 패럴림픽 개·폐막식 크리에이티브 팀 총감독으로 선임했다. 2020년 배우를 은퇴한 고바야시는 극작가 및 연출가로 활동해 왔다.

개막식을 하루 앞둔 상황에 세계 최대의 유태인 인권단체가 항의하면서 조직위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이미 개막식 음악을 담당했던 가수 겸 작곡가 오야마다 케이고가 잔혹한 학폭 가해자로 밝혀진 터라 조직위로서는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무리하게 올림픽을 강행한 조직위원회를 향한 비판도 거세다. 조직위 입장에선 인사 시스템이 유아 수준이라는 지적이 특히 뼈아프다. 21일에는 올림픽 문화 프로그램 담당자로 선발된 작가 노부미(43)는 과거 교사 왕따 행적을 자랑한 사실이 드러나 사임했다. 노부미는 우리나라에도 ‘내가 엄마를 골랐어’ 등 서적 여러 권이 소개된 인기 그림책 작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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