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를 18개월 전에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등장했다. 엘니뇨는 가뭄 또는 홍수 같은 자연재해를 일으킬 수 있고 폭염 등 이상고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 하와이대학교 마노아캠퍼스 해양지구과학기술학부(SOEST)는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엘니뇨 남방진동(ENSO)을 최대 18개월 앞까지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ENSO는 인도네시아 주변의 적도 태평양 해수면 수온이나 기압에 큰 차이가 생기는 현상이다. SOEST가 서울대학교,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공동 개발한 확장 비선형 충전 발진기(EXtended nonlinear Recharge Oscillator, XRO) 모델은 ENSO가 발생하는 적도 태평양은 물론 인도양과 대서양 등 다른 해양의 기후 패턴이 ENSO의 예측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계절별로 정량화한다.
이번 AI 모델 개발을 주도한 SOEST 진 페이페이 교수는 "XRO은 엘니뇨를 관측하는 기존 모델보다 장기적이고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며 "특히 XRO는 왜 그렇게 예상하는지 특정 물리 계산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모델보다 훨씬 명료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AI 모델에서 볼 수 있는 블랙박스와 달리, XRO는 적도 태평양의 물리적 메커니즘과 열대 태평양 이외의 기후 패턴 및 상호작용에 대한 명확한 기후변화 정보를 제공한다"며 "XRO는 ENSO가 야기하는 기후 변화의 패턴과 영향을 확실하게 정량화한다"고 자신했다.
SOEST에 따르면, XRO를 이용하면 ENSO 외에도 인도양이나 대서양의 기후변화 예측이 가능하다. 적도 태평양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의 기후를 내다보는 기존 모델 역시 대폭 개량할 수 있다는 게 SOEST의 주장이다.
진 페이페이 교수는 "차세대 기후 예측 모델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 우리 연구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비하는 전 과정을 발달시킬 것"이라며 "이러한 진보는 이상기후가 초래하는 자연재해에 대한 준비와 적응력을 높인다"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