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Voyager)' 탐사선에 실린 '골든 레코드(Voyager Golden Record)'가 최대 7억7000만원에 팔릴 전망이다. '골든 레코드'는 우주에 존재할지 모를 생명체에 지구를 소개하기 위해 1970년대 만들어진 특별한 기록이다.

소더비는 23일 공식 채널을 통해 미 항공우주국(NASA)이 1977년 쏘아 올린 '보이저' 1호와 2호에 탑재된 '골든 레코드'의 마스터 테이프를 경매에 부친다고 발표했다. 예상 낙찰가는 최소 40만 달러(약 5억1300만원), 최대 60만 달러(약 7억7000만원)다.

NASA는 '보이저' 1, 2호 발사 당시 성조기와 골든 디스크 등을 넣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골든 레코드'는 구리로 만든 LP 판에 금을 입혀 완성했다. 대략 30㎝로, 50개 넘는 언어의 간단한 인사와 아날로그 형식으로 인코딩된 이미지 115장, 혹등고래 울음소리를 포함한 지구의 소리, 세계 각지의 대표 음악 27곡이 수록됐다. 레코드는 알루미늄 재킷으로 보호해 수백만 년이 지나도 손상되지 않게 했고, 커버에는 레코드를 재생하기 위한 절차를 새겼다.

이 레코드의 커버에는 시계 역할을 하는 우라늄 238의 시료도 부착됐다. 우라늄 238의 반감기는 44억6800만 년으로, 그 잔량을 알면 '골든 레코드'를 누군가 입수한 이래 경과한 시간을 계산할 수 있다. 만약 우주 문명을 창조한 생명체가 '보이저' 호를 발견할 경우에 대비한 조치다.

총 8개 제작된 보이저 골든 디스크. 사진은 우라늄 238 시료를 첨부한 덮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지구의 문명과 생명의 흔적을 담은 '골든 레코드'는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과 다큐멘터리 제작자이자 소설가 앤 드루얀(74)이 기획했다. 이들은 우주인에게 지구의 생명체와 문명을 전달할 방법으로 '골든 레코드'를 떠올렸다. 1980년 미국 공영방송서비스(PBS)의 전설적 다큐멘터리 '코스모스(COSMOS)'를 공동 제작한 두 사람은 이듬해 결혼했다. 칼 세이건은 1996년 타계할 때까지 우주를 탐사할 방법을 고민했다.

'골든 레코드'는 총 8장 제작됐다. 이중 2장이 '보이저' 탐사선 1, 2호에 각각 탑재됐다. 비록 실제 디스크가 아닌 녹음본이지만 '골든 레코드'가 경매에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해당 물품이 NASA의 '보이저 성간 공간 메시지 프로젝트(Voyager Interstellar Message Project)를 지휘한 앤 드루얀의 개인 소장품이어서 의미를 더한다.

47년째 항해 중인 '보이저' 탐사선. 1, 2호가 똑같이 생긴 쌍둥이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보이저' 1, 2호는 태양계 외연부, 궁극적으로 성간 공간을 조사하기 위해 발사됐다. NASA에 따르면 '보이저' 2호는 올해 4월 27일을 기준으로 태양으로부터 약 199억2748만㎞ 떨어진 지점을 초속 약 15.4㎞로 비행했다. 워낙 먼 곳까지 날아가 지구와 '보이저' 2호의 통신은 편도에만 약 18시간 넘게 소요된다.

46년째 현역으로 활동 중인 '보이저' 1호와 2호는 기체가 온전할 경우 대략 4만 년 후 적색왜성 '로스 248'에서 1.7광년 떨어진 곳을 통과한다. 약 29만6000년 후에는 겨울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시리우스 별에서 약 4.3광년 거리를 지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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