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역사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람세스 2세의 석관 일부가 발견돼 고고학계가 흥분에 휩싸였다. 석판에 새겨진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 히에로글리프를 해독한 새로운 연구에 학계 시선이 집중됐다.

프랑스 국립 과학센터(CNRS)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이집트 아비도스 콥트 정교회 예배당 바닥 아래에서 발굴한 석판이 람세스 2세의 석관 조각이라고 전했다.

람세스 2세는 이집트 신왕국 제19왕조 3대 파라오다. 기원전 1279년부터 1213년까지 70년 가까이 왕권을 유지했다. 수차례 군사 원정을 통해 이집트의 국력을 만방에 떨쳤고 아부심벨 대신전 등 역사에 길이 남을 건축물도 축조했다.

2009년 발굴된 석판은 람세스 2세의 석관 조각으로 확인됐다. <사진=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인류고고학 박물관 공식 홈페이지·Kevin Cahail>

이집트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찬란한 업적을 남긴 파라오인 람세스 2세는 90세 넘게 장수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의 아이만 대략 100명으로 추산되는데 가족 구성부터 업적, 나이 등 적잖은 정보가 명확하지 않아 연구가 계속되는 인물이다.

CNRS 관계자는 "석관의 파편은 화강암으로 2009년 발굴됐다"며 "당시 학자들은 이집트 신왕국 시대 고위 관리의 석관 조각쯤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고고학자 그룹이 석판 속 히에로글리프를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람세스 2세 자신의 것'으로 번역되는 왕가의 표시를 확인했다"며 "석판이 람세스 2세의 석관 일부라는 사실을 15년 만에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멤피스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람세스 2세의 거상 <사진=pixabay>

람세스 2세의 석관에는 시신 두 구가 잠들어 있다. 한 명은 기원전 1000년 경 고위 대신관을 지낸 멘케페레로 확인됐다. 나머지 인물의 신원은 그간 미상이었는데, 석판 속 상형문자 해독을 통해 람세스 2세 본인일 가능성이 커졌다.

CNRS 관계자는 "람세스 2세의 미라는 도굴을 막기 위해 여러 번 은밀하게 이동했고, 결국 1881년 이집트 테베 서쪽 데르 엘 바하리에서 아버지 세티 1세 등의 미라와 함께 발견됐다"며 "람세스 2세의 미라는 원래 석관이 아닌 삼나무 관에 잠든 상태였다"고 말했다.

학계는 람세스 2세가 미라로 만들어진 뒤 왜 원래 석관에서 나왔는지 이유가 해명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람세스 2세가 고대 이집트 파라오 중 가장 인기 있고 유명한 만큼 이번 연구에는 학계는 물론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