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마야 문명의 의식에 희생된 이들은 여성이나 소녀가 아닌 소년들이라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는 1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분석 보고서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공개했다.

연구소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번성한 고대 마야 문명의 최대 도시 치첸 이트사에서 발굴한 유골 64구의 DNA를 분석한 결과 전원이 남자아이이고 대부분 혈연관계임을 알아냈다.

조사 관계자는 "수많은 마야인이 거주한 치첸 이트사의 세노테(우물 같은 지형)나 사원, 동굴 발굴 과정에서 수백 구의 인골이 나와 인신공양 풍습을 알게 해준다"며 "희생된 것은 풍요를 상징하는 여성이나 소녀라고 오랫동안 여겨졌지만 이는 학자들의 오해였다"고 말했다.

마야 등 고대 문명은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 <사진=pixabay>

인간을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양은 마야는 물론 세계 각지의 문명에서 확인됐다. 마야의 경우 풍요와 안녕을 위해 사람을 바쳤는데, 대부분 여성이나 소녀로 생각됐다.

조사 관계자는 "진화한 분석 기술을 활용해 1967년 치첸 이트사의 세노테에서 나온 유골 100구 중 64구의 DNA를 들여다봤다"며 "그 결과 모두 3~6세의 남자 아이들로 혈연관계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에서 해당 세노테는 500년간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조사한 유골의 대부분은 치첸 이트사가 이 지역에서 가장 융성한 서기 800년에서 1000년 사이 안치됐다"며 "마야 소년들의 적어도 4분의 1은 형제, 사촌 등 혈연관계이고, 쌍둥이도 2쌍이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야인의 인신공양 대상은 여성 및 소녀로 추측돼 왔다. <사진=pixabay>

뼈에 포함된 탄소나 질소 변이체 동위원소 분석에서는 혈연관계에 있는 아이들이 비슷한 식사를 한 사실도 밝혀졌다. 학계는 메소아메리카 문명에서 풍요를 기원하는 제물이 여성이라는 생각은 오랜 선입견이었음을 이번 조사가 밝혔다고 평가했다. 

조사 관계자는 "원래 뼈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아이의 성별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골반뼈 판독이 일반적인데 남녀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사춘기 무렵이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DNA는 고온 지역에서 쉽게 변질되는 등 어려움이 많지만 최근 분석 기술은 상당히 진보해 어린이 성별 확인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남자 어린이들, 심지어 쌍둥이가 제물이 된 것은 마야의 쌍둥이 전설과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며 "죽음에 대한 생각이 현대의 우리와 전혀 다른 마야인들은 아이를 제물로 바치는 것을 명예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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