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면의 길이가 200m에 육박하는 유럽에서 가장 긴 매장지가 발굴됐다. 만들어진 시기는 대략 5300년 전으로 추측됐다.

체코 흐라데츠크랄로베대학교(UHK) 고고학 연구팀은 4일 낸 조사 보고서에서 가로 길이가 190m나 되는 선사시대 공동 매장지를 소개했다.

해당 매장지는 체코 수도 프라하 북동쪽의 고속도로 건설 예정지에 숨어 있었다. 약 5300년 전 조성된 것으로 보이며 길이 약 190m, 폭 약 15m의 길쭉한 타원형이다.

체코 프라하 인근의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발굴된 선사시대 무덤 <사진=UHK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얇게 누른 밀가루 반죽 같은 희한한 형태의 이 매장지는 기원전 3800~3350년 경 푼넬비커 문화(Funnelbeaker culture)권 사람들이 만들었다고 생각된다"며 "푼넬비커는 기원전 4300~2800년 유럽에서 일어난 독특한 농사 문화"라고 전했다.

이어 "드론 사진을 통해 이 매장지는 거대하고 길쭉한 타원형이며, 지상의 무덤은 다수 소실된 것을 알 수 있다"며 "묘지가 워낙 길고 남아있는 부분도 많아 연구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부 무덤의 유골과 각종 부장품 <사진=UHK 공식 홈페이지>

이 묘지에는 시신과 부장품이 여럿 묻혀 있었다. 중앙부의 첫 번째 무덤은 봉분의 긴 측면을 따라 홈이 나 있고 모서리에 기둥을 박는 구멍이 남아있다. 여기서는 도자기 등 부장품이 나왔고, 시신은 북쪽을 향해 몸의 왼쪽을 아래로 누워 있었다. 구조가 다른 중앙부의 두 번째 무덤도 시신을 왼쪽을 아래로 안치했다.

연구팀은 한눈에도 기묘한 이 매장지가 망자들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다고 봤다. 중앙부 무덤 2기는 이 분묘가 만들어진 핵심 인물의 것으로 보이며, 이어지는 28기의 무덤에도 중요한 이들이 묻힌 것으로 연구팀은 생각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무덤. 길쭉한 타원형으로 길이는 무려 190m다. <사진=UHK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무덤에서는 인골 외에도 도자기 파편이나 부싯돌, 화살촉, 칼 등 부장품이 나왔다"며 "공물로 바쳐진 이들 유물은 체코의 다른 지역이나 폴란드의 무덤 속 그것과 다름없지만 무덤 자체는 상당히 이질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럽 중북부의 푼넬비커 문화는 원래 독특한 매장 풍습으로 잘 알려졌다"며 "이들은 나무관에 시신을 모시고 고인돌에 매장했는데, 이와 전혀 다른 형태의 긴 분묘를 만든 이유는 조사를 하면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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