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동물원이 최근 실행한 사자의 피임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벌어졌다. 동물원은 일본에서 사육 중인 사자 수가 너무 많아 개체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동물보호단체나 관람객 사이에서는 비윤리적이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삿포로 환경국과 마루야마동물원은 15일 공식 채널을 통해 현재 사육 중인 수컷 사자 클레이와 암컷 이토 부부의 피임에 관해 재고할 계획이 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현재 일본 동물원의 사자가 포화 상태로, 개체 조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마루야마동물원은 지난해 2월 수컷 리키가 죽고 나서 한동안 사자가 없다가 올해 에히메 현립 토베동물원과 삿포로 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서 각각 클레이와 이토를 들여왔다.

올해 다른 동물원에서 들여온 이토(왼쪽)와 클레이 <사진=마루야마동물원 공식 홈페이지>

마루야마동물원이 두 사자에 피임 수술을 실시한 것은 지난 11월 9일로 확인됐다. 이후 동물보호단체와 관람객으로부터 피임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500건 가까이 접수됐다. 자연 그대로의 환경에서 살지 못하는 사자가 본능 중 하나인 번식도 못 하는 것은 너무 불쌍하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당시 마루야마동물원은 예정대로 3주 뒤 피임을 실시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동물원은 일본 내 사자가 49개 동물원에 총 415마리로 평균 8마리 꼴이라 포화 상태라고 주장했다. 사자가 너무 많아지만 사육 환경이 나빠져 결국 동물 복지 관점에서 좋지 않다는 게 동물원 설명이다.

일본 동물원들이 사자 개체 수 조절을 위한 피임에 나섰다가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사진=pixabay>

동물원 관계자는 "고양잇과 동물인 사자는 많을 경우 한 번 출산에 새끼 5마리를 낳을 수도 있다'며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사육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암수를 한 사육장에 두는 것까지는 좋지만 새끼가 너무 많이 태어나면 사육 환경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와 관련, 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동물원이 주장하는 사육 환경의 악화는 사자 개체를 늘리고 다른 동물을 줄이는 방식으로 해결 가능하다"며 "호랑이와 사자는 판다와 함께 동물원에서 가장 인기가 많으므로 동물원이 사육 환경 운운하는 것은 핑계"라고 비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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