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지난달 말 이뤄진 인류의 첫 행성 방어 프로그램 성공 순간을 잡아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중 소행성 방향 전환 테스트(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DART)의 실행 순간을 허블우주망원경 및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이미지들을 공개했다.

DART는 지구 근접 소행성을 우주선 등으로 타격, 진행 방향을 물리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확인하는 프로그램이다. 2021년 발사된 DART 우주선은 지난 27일 오전 8시14분(한국시간) 소행성 디디모스를 공전하는 소행성 쌍성 디모르포스에 충돌했다. 순간 소행성 광량이 급증했고 분출물이 흩어지는 광경이 이탈리아우주국(ASI) 관측 위성 리시아큐브(LICIACube) 등에 포착됐다.

허블우주망원경이 DART 우주선의 디모르포스 소행성 충돌을 담은 시간대별 사진. 왼쪽부터 22분·5시간·8.2시간 뒤를 나타낸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지름 약 160m에 불과한 디모르포스에 DART 우주선이 정확히 충돌하는 역사적 상황은 약 30년간 우주 공간을 누빈 허블과 지난 7월 활약을 시작한 차세대 심우주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도 잡아냈다.

허블우주망원경은 광시야 카메라3(WFC3) 및 파장 350㎚(나노미터) 필터를 사용해 임팩트 순간을 찍었다. 청색으로 착색된 사진들은 DART 우주선의 디모르포스 충돌 22분·5시간·8.2시간 후를 각각 담았다. NASA는 이들 사진을 이어 붙인 애니메이션도 선보였다.

허블우주망원경이 포착한 DART 우주선의 디모르포스 충돌 순간. 급격한 광량 증가와 분출물이 관찰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사진과 애니메이션에서 디모르포스의 분출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를 통해 DART 우주선 충돌 후 디모르포스의 밝기가 약 3배 증가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충돌 8시간 후까지 밝기를 유지한 점에 관심이 쏠렸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근적외선 카메라(NIRCam)와 파장 700㎚ 필터를 사용(적색으로 착색)했다. DART 우주선 충돌 직전부터 5시간에 걸쳐 촬영한 사진 10장에는 충돌 지점에서 뿜어져 연기처럼 떨어져 나가는 디모르포스의 분출물이 생생하게 담겼다. NASA는 제임스웹망원경이 촬영한 이미지 역시 애니메이션화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포착한 DART 우주선의 디모르포스 충돌 순간. 흩어지는 분출물이 확인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는 “한 가지 천체 이벤트를 허블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동시에 포착한 것은 DART 프로그램이 최초”라며 “두 탐사 장비는 앞으로 디모르포스를 각자 위치에서 예의주시하게 된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허블은 향후 3주간 10차례에 걸쳐 디모르포스에서 흩어진 분출물 구름이 확대·소실되는 상황을 정기적으로 관측한다. 제임스웹의 경우 수개월에 걸쳐 중간 적외선 장치(MIRI)와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를 사용, 디모르포스를 관측하고 소행성 조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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