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흘러들어간 미세 플라스틱 일부가 공기 중으로 다시 방출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올덴부르크대학교 연구팀은 28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바다로 흘러간 수많은 미세 플라스틱은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돼 인류를 괴롭힌다고 지적했다.
크기가 5㎜ 이하인 미세 플라스틱은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각종 플라스틱 제품의 부스러기다. 빗물을 타고 강에 유입된 뒤 바다로 흘러가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미세 플라스틱 일부가 대기로 방출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
연구팀은 해양 조사선 하인키 호를 동원, 노르웨이 연안부에서 북극권으로 퍼져가는 바다의 대기를 채취했다. 뱃머리 12m 높이에 장착된 수집 장치로 공기를 빨아들여 분석한 연구팀은 여기서 플라스틱 여러 종류를 확인했다.
공기 중의 미세 플라스틱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폴리에스테르 입자 및 페트병의 원료가 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등 다양했다. 폴리프로필렌, 폴리카보네이트, 폴리스틸렌도 검출됐다. 특히 자동차 타이어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입자까지 확인됐다.
조사 관계자는 "하인키 호가 공기를 수집한 스발바르 제도의 베어 섬은 인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도"라며 "여기서 채취한 공기를 열로 분해하고 이때 발생하는 가스를 분석한 결과 실로 다양한 플라스틱 입자가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바다로 흘러간 미세 플라스틱이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육지에서 발생한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간 뒤 대기에 섞여 들어가 사람과 동물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스발바르 제도조차 공기 1㎥ 당 최대 37.5ng(나노그램, 10억 분의 1g)의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된 점에 의미를 뒀다. 미세 플라스틱은 생수병에도 포함되고 최근 인간의 심장 조직에서도 확인됐는데 바다 위 공기에도 부유한다는 점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조사 관계자는 "해수면 근처에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는 악천후로 물보라가 튀거나 기포가 터지면서 대기로 방출된 것"이라며 "바다를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이 공기로 다시 퍼지는 것은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선박 역시 바다 대기의 미세 플라스틱을 늘린다고 지적했다. 과거 연구에서 선박에 쓰이는 도료와 코팅이 북해의 주요 오염원인 사실은 이미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서도 선박의 도료나 코팅으로 사용하는 폴리우레탄이나 에폭시 수지가 공기 샘플에서 검출됐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