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도쿄올림픽에 처음 도입된 스케이트보드 종목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일본 선수의 이름을 중국 일반인이 상표 등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스포츠팬들은 돈벌이를 위해 외국 선수 이름까지 도용한다며 맹비난했다.
중국 관찰자망은 19일 기사를 통해 도쿄올림픽 남자 스케이트보드 스트리트 종목 금메달리스트 호리고메 유토(22)의 이름을 중국의 한 일반인이 상표 등록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하근파(夏勤波)’라는 이름의 개인이 지난달 28일자로 호리고메 유토 선수의 이름은 물론 의류, 신발, 모자 등을 상표 등록하려고 신청했다. 등록 일자는 호리고메 선수가 금메달을 수확한 사흘 뒤다.
중국 상표법상 신청 문서의 내용이나 형식에 문제가 없으면 상표 등록 신청 자체는 통과된다. 다만 심사에서도 합격한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더욱이 상표 등록을 신청한 대상이 사람이고 다른 나라의 유명한 선수인 경우 합격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타국 선수의 이름을 중국인들이 상표로 등록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광둥성 선전시의 한 업체는 2016년 6월 21일 일본 탁구 스타 이토 미마(21)의 이름과 의류 등을 스포츠용품 분야에서 상표 등록 신청했다가 이듬해 4월 기각 통보를 받았다.
호리고메 유토 선수의 상표 등록과 관련, 한 상표법 전문가는 “지난 8일 도쿄올림픽 폐막 직후 중국에서 자국 선수의 이름을 본인 허락 없이 멋대로 상표 등록 신청하는 사례가 줄을 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처럼 금메달을 딴 외국인 선수의 이름까지 상표 등록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이 알려지면서 2ch 등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국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한 스포츠팬은 “돈벌이가 되면 가족도 팔아먹는 게 중국이라더니 기가 막힌다”고 혀를 찼다. 등록을 신청한 사람을 상표권 침해로 고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황당한 상황이 이어지자 중국올림픽위원회는 19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본인 허가를 받지 않고 유명 선수를 의도적으로 상표 등록할 수는 없다”며 “이런 행위가 계속될 경우 신속히 가입 신청을 철회하고 의도를 조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