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대륙의 두꺼운 빙붕 밑에 오랜 세월 형성된 신비로운 지형이 최초로 공개됐다. 물방울과 비슷한 독특한 패턴은 지구 자전의 결과물로 추측됐다.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해양학자 안나 월린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를 통해 서남극 닷슨 빙붕 탐사 결과를 소개했다.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는 빙붕 아래의 희한한 지형은 수중 드론이 포착했다.

월린 교수는 "무인 수중 드론이 서남극 닷슨 빙붕 아래로 파고들어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물방울 모양의 지형 패턴을 촬영했다"며 "빙붕 아래 17㎞ 깊이까지 내려간 수중 드론은 2022년 총 27일에 걸쳐 1000㎞ 범위를 매핑했다"고 말했다.

닷슨 빙붕 아래에 나타난 물방울 패턴. 수중 드론이 촬영했다. <사진=예테보리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교수는 "매핑된 빙붕 아래는 아직 미지의 세계인 달의 뒷면처럼 생경했다"며 "탐사 전만 해도 빙붕의 표면이 매끄러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수중 드론이 들여다본 지형은 보기 좋게 상상을 빗나갔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제 수중 드론이 담아낸 빙붕 아래 표면은 상당히 변화무쌍했다. 물방울 같은 아름다운 패턴이 이어지는가 하면, 산 정상과 골짜기, 대지나 사구 같은 예상치 못한 복잡한 지형도 나타났다.

독특한 물방울 패턴은 지구 자전에 의한 코리올리 효과의 결과물로 생각된다. <사진=예테보리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빙붕 밑의 희한한 세상이 지구의 자전으로 인한 물줄기의 영향을 받았다고 추측했다. 월린 교수는 "수수께끼 같은 지형은 지구의 자전이 일으킨 물줄기의 코리올리 효과(회전체의 관성력)가 원인 같다"며 "물이 얼음을 가로질러 흐를 때 소용돌이가 생기고 그것이 독특한 형상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학자들은 남극이나 북극의 빙붕 연구 시 인공위성 촬영 정보나 빙상을 원통형으로 파낸 얼음조각(빙상 코어)을 분석했다. 이번처럼 수중 드론을 통해 직접 관찰하는 방식은 빙붕 아래 상황을 보다 생생하게 알려줘 효율적이라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서남극의 닷슨 빙붕 <사진=안나 월린>

월린 교수는 "우리 연구는 극지방의 두꺼운 얼음 층 아래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기한다"며 "빙붕 아래의 융해에 관해 지금까지 가설은 여러 면에서 분명히 부족하다. 기존 연구로 만들어진 모델로는 이번에 탐사한 복잡한 패턴을 설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이 닷슨 빙붕을 면밀히 조사한 것은 이곳의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기 때문이다. 폭이 50㎞나 되는 닷슨 빙붕 전체가 녹을 경우 전 세계의 해수면이 못해도 3m 넘게 상승할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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