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나 인대, 근육에 부하가 걸리는 작업 시 부담을 덜어주는 어시스트 슈트. 고령자가 많은 일본에서 최근 인기인 가운데, 한 업체가 특별히 인기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초호기 디자인을 딴 제품을 선보여 마니아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일본 의료용품 제조업체 다이야공업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무거운 짐을 들거나 운반할 때 인체에 걸리는 부담을 경감하는 어시스트 슈트를 선보였다.

이카리 신지가 조종하는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속 초호기 색상과 디자인을 적용한 이 슈트는 상반신 전용이다. 어깨부터 가슴과 등, 허리, 엉덩이를 감싸며, 별도의 전원이나 금속제 프레임 없이 착용자의 동작에 따라 힘을 보태준다.

지난달 말 일본 치바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소개된 에반게리온 콜라보 어시스트 슈트 <사진=다이야공업 공식 페이스북>

회사가 독자 개발한 일명 ‘공기압 인공 근육’ 기술을 적용한 이 슈트의 정식 명칭은 ‘A.T.필드 다윙 하코벨류드 라이트 EVA 초호기 모델(A.T.FIELD DARWING Hakobelude Light EVA初号機モデル)’이다. 원작 애니메이션 속 ‘AT필드’가 이름에 들어간 것부터 흥미롭다.

공기압 인공 근육은 공기 압력에 의해 실제 근육처럼 수축한다. 가볍고 유연한 소재를 사용해 손이나 어깨, 허리, 상반신, 무릎과 발, 하반신 등 신체 각부에 적용할 수 있다. 

한 벌당 8만2500엔(약 80만원)으로 꽤나 비싼 이 슈트는 무게 660g으로 가볍고 등에서 허리, 엉덩이 부위에 고반발성 고무를 내장했다. 탈부착이 간단하며 어깨 벨트를 잡아당기는 것만으로 어시스트 기능을 쓸 수 있다. 수동 주입기로 5회 정도 펌프질하면 공기가 들어간다.

공기압 인공 근육의 적용 사례. 이 회사뿐 아니라 다양한 업체가 떨어진 근육 힘을 지원하는 슈트를 개발하고 있다. <사진=다이야공업 공식 홈페이지>

이 업체는 이전부터 간단히 착용할 수 있는 어시스트 슈트를 개발해 왔다. 건축이나 토목, 농업, 의료,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공기압 인공 근육 슈트를 선보였는데, ‘에반게리온’과 협업한 모델은 지난달 25~27일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58회 일본 DIY 홈센터 쇼2022’에도 출품됐다.

비단 이 회사뿐 아니라 다양한 제조사들이 사람의 작업을 돕는 어시스트 슈트를 연구하고 있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일본만이 직면한 상황은 아닌 만큼, 인체의 한계를 높이고 부상 위험을 줄이는 이런 분야가 향후 각광받을 가능성도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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