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장기를 원숭이에 이식하는 이종이식 실험이 연내 일본에서 수차례 실시된다. 최근 돼지 장기를 사람에 이식하는 실험이 활발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도쿄부립의과대학교 및 가고시마현립의과대학교 연구팀은 29일 각 공식 채널을 통해 돼지 장기를 원숭이에 이식하는 이종이식을 올해 안에 시도한다고 전했다.

이들 연구팀은 올여름을 실험 시기로 정했다. 돼지 신장을 원숭이에 이식한 뒤 그 결과를 임상 연구할 계획이다. 주된 목적은 정상적인 신장을 받아도 곧잘 벌어지는 거부반응의 원인 규명이다. 이식 실험에는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신장이 동원된다.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의 장기를 이용한 이종이식 실험이 활발하다. <사진=pixabay>

후쿠오카대학교 재생이식의학 연구팀도 올여름 돼지 췌도(혈당치를 낮추는 호르몬을 분비)를 원숭이에 이식할 계획이다. 진전이 있을 경우 약 2년 뒤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구도 실시한다. 오사카대학교 연구팀은 이르면 2025년 원숭이에 돼지 심장을 이식한다.

일본은 돼지 장기 이식 연구가 활발하다. 메이지대학교 출신들이 설립한 폴 메드 테크(Por Med Tec)는 사람에 이식할 때 나타나는 강한 거부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 3마리를 최근 선보였다. 돼지 장기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신생아에 이식될 예정이다.

이종이식의 역사는 제법 오래됐다. 역사서를 보면 인류는 1900년대 초반부터 다양한 형태의 이종이식을 시도했다. 프랑스 의사들은 1906년 신부전증을 앓는 40대와 50대 여성에 각각 돼지와 염소 신장을 이식했다. 각 신장은 거부반응 탓에 3일을 못 넘고 제거됐다. 1984년 중증 심장병을 앓는 신생아에 개코원숭이 심장을 이식한 '베이비 페이' 사례는 특히 유명하다.

이종이식 연구가 계속되는 이유는 장기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의 긴 대기시간이다. <사진=pixabay>

이종이식 연구가 계속되는 것은 이식할 장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뇌사자 등의 장기를 이식받기 위해 환자들이 기다리는 시간은 상당히 길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국가가 사후 장기기증 서약을 장려하는 이유다.

연구자들이 특히 돼지에 주목하는 것은 인간과 덩치가 비슷하고 거부반응이 적어서다. 원래 이종이식은 근연종 장기가 거부반응이 덜하지만 원숭이 등 영장류를 이용한 실험은(돼지도 마찬가지지만) 윤리 문제 등 논란이 많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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