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존재하는 수수께끼로 가득한 암흑 물질(dark matter)을 인공지능(AI)의 기계 학습을 이용해 검출하는 시도에 학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천체물리학자 데이비드 하비 교수 연구팀은 AI를 활용해 우주를 구성하는 암흑 물질의 정체를 벗길지 모를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우주는 가속팽창의 원동력으로 여겨지는 암흑 에너지(dark energy) 68%와 암흑 물질 27%, 그리고 5%의 가시 물질(visible matter)로 구성된다고 여겨진다.

암흑 물질은 보이지 않고 만질 수도 없다.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빛이라는 전자파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만졌을 때 손끝에 느껴지는 감촉은 전자기 상호작용에 의한 반발 작용이다.

활동 은하핵을 가진 센타우루스자리 A 전파은하 <사진=유럽우주국(ESA) 공식 홈페이지>

데이비드 하비 교수는 "암흑 물질은 이 전자기 상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볼 수도, 만질 수도 없고 망원경 등 빛을 사용한 관측도 불가능하다"며 "학자들을 오래 괴롭힌 이 암흑 물질은 중력 상호작용을 하므로 그 영향을 간접 관측할 수는 있다. 은하 헤일로나 아인슈타인 고리가 일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관측 시 망원경이 불필요한 노이즈까지 잡아버리기 때문에 기존 방법으로는 암흑 물질을 제대로 검출할 수 없다"며 "암흑 물질 파악에 방해가 되는 노이즈 제거 작업을 AI로 간소화하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고안한 AI 딥러닝 알고리즘은 초대질량 블랙홀을 핵으로 하는 활동은하핵(AGN) 등 주요 천문 현상에서 발생하는 노이즈와 암흑 물질이 일으키는 상호작용으로 인한 미묘한 신호를 구별한다.

지난해 발사된 차세대 우주망원경 유클리드. 암흑 물질 포착을 위해 개발됐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데이비드 하비 교수는 "BAHAMAS-SIDM이라는 프로젝트로 얻은 이미지를 이용해 합성곱 신경망(영상 분석에 사용되는 인공신경망의 일종)을 훈련시키고, 암흑 물질과 활동은하핵이 각각 은하단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했다"며 "합성곱 신경망은 활동은하핵으로부터 신호와 암흑 물질의 상호작용에 의한 신호를 각각 구분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가장 정밀도가 높은 신경망을 인셉션(Inception)이라고 명명했다. 인셉션은 최적의 조건에서 80%나 되는 정확도를 달성했다. 데이비드 하비 교수는 "어떤 뛰어난 망원경도 관측 노이즈를 피할 수 없다.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를 조사하기 위해 수십억 개의 은하를 촬영할 유럽우주국(ESA)의 차세대 망원경 유클리드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개발한 방법은 기존 수단에 비해 정확도가 높고 처리 속도도 빠르다"며 "노이즈가 낄 수 밖에 없는 망원경 데이터에서도 암흑 물질을 검출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기존과 다른 효율로 암흑 물질의 특성을 알아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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