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일부 지역에 주로 나타나는 특이한 모양의 구름이 미 항공우주국(NASA)의 관측 위성에 포착됐다.
NASA는 20일 어스 옵저버토리 채널을 통해 지난달 7일 관측 위성 랜드샛 8호(Landsat 8)가 촬영한 뉴질랜드 상공의 독특한 구름 타이에리 펫(Taieri Pet)을 공개했다.
위아래로 잡아 늘린 듯 길쭉한 타이에리 펫은 렌즈구름의 일종이다. 원래 렌즈구름은 고적운의 한 형태로 렌즈가 여러 개 겹친 듯한 형태가 일반적이다. 그중에서도 타이에리 펫은 뉴질랜드 남섬 남동부 오타고의 스트래스 타이에리 지역에 나타난다.
NASA 관계자는 "랜드샛 8호가 찍은 타이에리 펫은 산맥 위에 그림처럼 덩그러니 떠 있다"며 "미확인비행물체(UFO)와 같이 신기한 형상을 한 이 구름은 산맥 등 자연적인 장벽에 강풍이 부딪힐 때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산에 부딪힌 바람은 어떻게든 그곳을 넘으려 하기 때문에 강력한 바람의 물결이 일고, 그 꼭대기에서 수증기가 식고 얼어 구름이 만들어진다"며 "반대로 바람이 골짜기를 향해 하강하면 수증기가 데워지므로 구름은 사라져 버린다. 이 과정에서 기묘한 타이에리 펫이 관찰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타이에리 펫의 경우 바람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벽은 록 앤 필러(Rock and Pillar) 산맥이다. 북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이 이 산맥의 가파른 경사면에 부딪힌 뒤 평평한 산정을 넘어 불어 내려오면서 희한한 기류를 만들었다. 이때 바람의 물결 꼭대기에서 구름이 형성됐고 한동안 거의 정지한 채로 떠있다 바람에 의해 길쭉한 형상으로 변했다.
NASA 관계자는 "기상학 측면에서 보면 타이에리 펫의 상부에는 상당한 강풍이 불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번에 촬영된 렌즈구름의 윤곽은 꽤 뚜렷해 마치 길쭉한 접시들이 겹쳐 공중에 둥둥 뜬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