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천문학회(AAS)가 발행하는 학술지 'Research Notes of the AAS' 9월호에 소개된 지구 근접 소행성 '2024 PT5'는 달의 파편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4 PT5'는 지구 중력의 영향으로 9월 말부터 이달까지 지구 주회 궤도를 돌아 '제2의 달'로 관심을 모았다.

스페인 마드리드콤플루텐세대학교 행성학 연구팀은 26일 논문 저장소 아카이브(arXiv)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미니문(Mini moon) '2024 PT5'는 지구의 유일한 위성 달에서 떨어져 나왔다고 주장했다. 미니문은 일시적으로 지구 중력에 잡혀 잠시(일반적으로 1년 미만) 지구 주변을 도는 천체를 말한다.

AAS에 9월호를 통해 '2024 PT5'의 예상 궤도를 보고했던 연구팀은 계속해서 이 소행성을 추적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수백만 년 전 벌어진 달 표면의 대규모 충돌로 발생한 파편 중 하나가 '2024 PT5'일 가능성을 떠올렸다.

지난 9월부터 이달 25일까지 지구 주회 궤도를 돌다 빠져나간 소행성 2024 PT5의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에 참여한 카를로스 마르코스 연구원은 "'2024 PT5'는 폭 약 10m로 너무 작아 육안으로 보이지 않지만 지난 9월 29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지구 중력에 붙잡힐 것으로 예측됐다"며 "아르주나 소행성대(Arjuna asteroid belt)에 속한 것으로 추측되는 이 소행성의 기원은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2024 PT5'가 2개월 동안 지구에 근접한 관계로 상세한 관측이 가능했다. 이 천체의 공전 주기가 대략 1시간이라는 사실도 이번에 처음 알아냈다"며 "특히 이 천체가 내는 빛의 양상이 달과 많이 닮은 점은 놀랍다"고 덧붙였다.

아르주나 소행성대는 지구에 접근하는 궤도를 그리는 천체(near earth object, NEO) 그룹 중 하나다. 벌컨과 아포헬레, 아텐, 아폴로 등 여러 소행성대와 함께 지구 궤도 내부의 소행성군을 구성한다.

달 표면에 천체가 충돌해 형성된 거대 크레이터. 이때 발생하는 수많은 파편 중 일부가 아르주나 소행성을 구성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카를로스 연구원은 "여러 분석 결과의 일부는 '2024 PT5'의 기원이 달일 가능성을 가리킨다"며 "달에 거대 운석이 충돌해 그 충격으로 튕겨져 나간 암석 중 하나가 '2024 PT5'일지 모른다는 게 우리의 결론"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아직은 데이터가 부족해 이번 연구 결과가 100% 정설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면서도 "2022년 6월부터 7월까지 지구의 미니문이던 '2022 NX1'도 '2024 PT5'과 비슷한 특징을 가졌다. 아르주나 소행성의 상당수는 달에서 떨어져 지구 인근의 궤도에 정착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강조했다.

'2024 PT5'의 다음번 지구 접근은 2055년과 2084년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2055년 소행성이 다시 접근할 때 보다 많은 정보를 알아낸다면 그 기원도 언젠가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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