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영혼을 팔았다.”
대만 탁구 스타 장훙제(33)와 지난달 이혼한 일본 탁구 해설 위원 후쿠하라 아이(33)에 대만 스포츠 팬들의 비난이 집중됐다.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남다른 ‘대륙 사랑’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후쿠하라 아이는 지난 5일 중국 간간신문(看看新聞)과 인터뷰에서 대륙 팬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공을 기원하는가 하면 일본과 중국 우호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언급했다.
대만 팬들을 발끈하게 만든 발언은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 도중 나왔다. 후쿠하라 아이는 선수 시절과 장훙제와 결혼, 불륜과 이혼까지 그간의 일들을 돌아보며 “지금껏 살아온 것은 중국 팬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 덕분”이라고 인사했다.
후쿠하라 아이의 인터뷰는 대만인들의 심기를 건드리기 충분했다. 중국에 영혼을 팔았다는 쓴 소리가 쏟아졌다. 한 대만 스포츠 팬은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던 것이 일본도 대만도 아닌 중국 덕이라니 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따졌다.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들도 “후쿠하라 아이는 여러모로 실격”이라고 비판했다. 전 남편과 두 아이의 조국 대만이 중국과 복잡한 관계임을 이용한 의도적 표현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은 대만을 속국으로 대할 뿐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반대로 대만은 독립된 국가임을 천명해 왔다. 이런 양국 관계는 국제적으로 잦은 갈등과 이슈를 불러왔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대만을 적극 지지하는 것도 양국 관계를 이용한 외교 전략이다.
대만과 중국의 신경전은 8일 폐막한 도쿄올림픽에서도 여러 차례 벌어졌다. 대만과 싸운 독일 탁구 선수 드미트리 오브차로프(33)가 타이완(Taiwan)이라는 명칭을 SNS에 올리자 중국 네티즌들이 몰려가 차이니즈 타이베이(Chinese Taipei)로 고치라고 요구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중국을 꺾고 남자 배드민턴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리양과 왕치린 등 자국 선수들이 탑승한 항공기를 전투기로 호위, 중국을 자극했다.
일본의 천재 탁구선수로 이름을 날린 후쿠하라 아이는 런던과 리우올림픽 여자 탁구 단체전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실력파다. 대만의 미남 탁구선수 장훙제와 국제결혼으로 주목받았고 두 아이까지 뒀으나 지난 6월 일반인 남성과 불륜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결국 지난달 이혼했는데 불과 보름 만에 도쿄올림픽 탁구 해설 위원으로 발탁돼 잡음이 일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