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내리는 드라이아이스 눈을 포착한 영상에 우주 마니아들의 관심이 쏠렸다. 화성은 척박한 모래사막 같은 이미지가 강하지만 한겨울의 지구처럼 눈이 내리며 당연히 설경도 펼쳐진다.

유럽우주국(ESA)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화성 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가 촬영한 화성의 설경 사진을 공개했다. 새하얀 눈이 끝없이 펼쳐진 지역은 화성의 남극이다.

이 이미지는 마스 익스프레스에 탑재된 고해상도 스테레오 카메라(HRSC)가 담아냈다. 하얗게 쌓인 화성의 눈은 얼어붙은 이산화탄소, 즉 드라이아이스로 지구의 그것과는 성분이 다르다.

마스 익스프레스가 6월 촬영한 화성 남극의 설경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ESA 관계자는 "화성은 사실 지구와 같이 수분을 머금은 눈도 내리지만 대기가 매우 얇기 때문에 지표면에 쌓이기 전에 사라져 버린다"며 "지상에 쌓여 있는 것은 드라이아이스의 눈이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성에 지구 같은 눈이 내리는 계절은 기온이 영하 123℃까지 떨어지는 겨울"이라며 "마스 익스프레스가 화성 남극의 설경을 포착한 것은 6월로 여름이다. 태양빛이 쏟아져 화성 남극이 따뜻해지면서 드라이아이스 눈이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활한 화성 남극을 뒤덮은 드라이아이스 눈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화성의 드라이아이스 눈 자체는 지구처럼 새하얗지 않다. 태양이 드라이아이스의 반투명한 상층을 내리쬐면 하층 부분은 승화한다. 고체에서 직접 기체가 됨으로써 가스를 가두는 주머니 같은 것이 형성된다.

이 주머니의 압력이 쌓여 상층부 얼음이 갈라지면 가스가 분사된다. 이때 휘감긴 지표면의 먼지들이 상공에 흩뿌려지는데, 이것이 화성 설경의 특징인 독특한 무늬를 만들어낸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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