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우 레이첼 지글러(23)가 주연한 실사 영화 '백설공주'가 개봉을 1개월 앞두면서 캐스팅 논란이 재점화했다. 흑인 가수를 기용한 전작 '인어공주'처럼 흥행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영화팬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오는 3월 21일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개봉하는 '백설공주'는 레이첼 지글러의 주인공 투입을 놓고 내내 말이 많았다. 디즈니는 2021년 '백설공주' 주인공으로 레이첼 지글러를 전격 발탁했는데, 영화팬들은 원작의 설정 자체를 뒤흔든다고 반발했다.

남미 배우 레이첼 지글러가 주연을 맡은 '백설공주'의 한 장면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백설공주를 탄생시킨 그림형제는 1812년 초판에서 백설공주를 '눈처럼 하얀 피부에 피처럼 새빨간 입술, 흑단처럼 까만 머리를 가진 아이'라고 표현했다. 레이첼 지글러는 각각 콜롬비아와 폴란드 출신 어머니, 아버지를 둬 피부가 까무잡잡하다. 

디즈니는 '백설공주'에 남미계 배우를 기용한 것이 다양성 존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팬들 비판에도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노력이라고 어필했다. 이미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에 흑인 가수 할리 베일리(24)를 투입한 디즈니였기에 팬들은 만들면 그냥 보라는 식이냐며 혀를 찼다. 

흑인 가수 할리 베일리가 주연한 '인어공주'. 국내 관객 64만 동원에 그쳤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원작과 애니메이션 팬들의 반대 속에 개봉한 '인어공주'는 디즈니 작품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개봉 8주차에 손익분기점 5억6000만 달러(약 8100억원)를 겨우 맞춰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대개 흥행한다는 전통에 오점을 남겼다.

한국 성적도 좋지 않았다. 2023년 5월 24일 국내에 선을 보인 '인어공주'는 개봉일 스코어 약 4만6000명으로 5만도 넘기지 못했다. 이틀째는 약 2만8000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캐스팅 논란을 차치하고 연출이나 전개까지 비판을 받은 '인어공주'는 국내 64만 관객 동원에 그쳤다. 평점은 네이버 기준 6.3점(10점 만점)이다.

갤 가돗과 레이첼 지글러를 담은 '백설공주' 메인 포스터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백설공주'의 성적은 개봉한 후에야 확인되겠지만 '인어공주'의 전철을 밟으리라는 우려가 적잖다. 논란을 의식한 것인지 모르나, 디즈니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메인 포스터 왕비 역의 갤 가돗(39)이 주인공보다 훨씬 크게 나왔다. 실제로 원작 팬들은 레이첼 지글러 보다는 갤 가돗이 돋보이는 작품 아니냐고 꼬집어 왔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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