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에 다이아몬드 입자를 뿌려 지구를 식히는 흥미로운 방법이 제안됐다. 다만 비용이 엄청나게 들 수 밖에 없어 실용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및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올여름처럼 유례가 없는 폭염이 길게 이어지는 등 기후변화가 심각한 가운데, 다이아몬드 입자를 성층권에 뿌리면 온도 강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이아몬드 입자는 태양빛이나 열을 효과적으로 반사한다. 이를 이용하면 기존의 방법보다 지구의 온도를 보다 효과적으로 내릴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실험 관계자는 "현재 기후는 불가역적 상태까지 변화해 더 이상 자연의 회복력으로는 온난화를 늦출 수 없다"며 "올여름처럼 인류가 마주한 심각한 기후변화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만으로 막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선제적인 방안으로 전문가들이 널리 동의하는 방법은 성층권의 대기 중에 에어로졸을 주입, 태양빛이나 열을 우주로 반사시키는 것이다. 인공적으로 구름을 만드는 클라우드 엔지니어링과 비슷한 발상으로, 지구 냉각용 에어로졸로 가장 유망한 것이 이산화황이다.
실험 관계자는 "이산화황이 좋은 점은 화산에서 얼마든 분출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학계의 이해가 깊다는 것"이라며 "지구를 식히기 위해 인간이 이산화황을 대량 방출해도 그 결과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이산화황은 전 세계에 산성비가 내리는 것 외에 오존층에 악영향을 주거나 기상 패턴을 교란할 우려가 있다"며 "에어로졸을 대체할 여러 물질을 후보로 놓고 시뮬레이션한 결과 냉각 효과가 가장 높았던 것은 다이아몬드 입자"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3D 기후 모델을 구축하고 각종 에어로졸을 방출했을 때 어떤 것이 어떻게 빛과 열을 반사하는지 시뮬레이션했다. 이용된 에어로졸은 이산화황 외에 방해석과 다이아몬드, 알루미늄, 탄화규소, 아나타제, 금홍석 등 총 7종이다.
그 결과, 다이아몬드 입자는 빛과 열을 다른 물질에 비해 가장 효율적으로 반사했다. 충분한 시간 동안 대기 중에 떠다녔고 화학적으로 반응하기 어려운 성질 덕에 산성비를 유발할 우려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매년 500만t의 인공 다이아몬드 입자로 45년 뒤 지구 평균기온은 1.6℃ 떨어졌다. 다만 인공 다이아몬드를 쓰더라도 비용이 문제다. 2035~2100년 다이아몬드 에어로졸을 주입할 경우 175조 달러( 약 24경3337조5000억원)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세계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세계 전체 GDP는 105.44조 달러(약 14경6614조3200억원)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