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세한 부분까지 재현한 디지털판 타이타닉이 그간 밝혀지지 않은 비밀을 여럿 벗겨냈다. 이번 성과는 오는 4월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된다.
심해를 디지털 매핑하는 전문업체 마젤란(Magellan)은 9일 공식 채널을 통해 대서양 수심 약 3800m에 침몰한 타이타닉의 정밀 스캐닝 작업이 완료됐다고 전했다.
회사의 미션은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완벽한 스캐닝이다.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한 무인 잠수정 2대(로미오, 줄리엣)를 동원해 촬영한 사진 약 71만5000장을 바탕으로 침몰한 타이타닉과 똑같은 디지털 복원본을 지상에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전문가들은 100여 년 전 호화 여객선이 침몰한 전모와 1500명 넘는 사람들의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 상당 부분 규명된 점에 주목했다.

마젤란 관계자는 "이번 타이타닉의 디지털 복원은 사상 최대 수중 스캔 프로젝트 중 하나"라며 "수집된 정보는 16테라바이트(TB)로 전자서적으로 환산하면 600만 권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로미오와 줄리엣은 수중에서 타이타닉을 촬영하는 동시에, 고정밀 레이저 계측을 실시했다"며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타이타닉의 디지털 복원본은 아주 상세해 마치 침몰선 안을 실제로 걷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마젤란 전문가들은 타이타닉의 승무원들이 조금이라도 오래 배의 등불을 밝히려 애쓴 점을 알아냈다. 이는 배가 불이 켜진 채 침몰했다는 생존자들 말과 일치한다.

또한 복원본의 보일러실 조사 결과 보일러에 요철이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배가 완전히 바다에 가라앉기 직전까지 움직였음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추측했다. 특히 선미에서 발견된 밸브가 빈 것은 마지막까지 증기로 배의 전기 계통이 작동한 증거로, 승무원들이 끝까지 승객들을 지키려 목숨을 걸었음을 보여준다고 마젤란은 설명했다.
타이타닉을 오래 조사한 학자들은 배에 치명상을 낸 구멍의 크기가 A4 종이 단 2장 정도라고 생각해 왔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해당 구멍이 퇴적물에 묻혀 복원되지는 못했다.
마젤란 사가 진행한 타이타닉 호 디지털 스캐닝 과정은 오는 4월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타이타닉: 디지털 부활(Titanic: The Digital Resurrection)'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