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지금의 기후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인공위성 운용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 저궤도에 주로 분포하는 위성들은 우주 관측이나 과학 실험, 날씨 정보 수집, 무선통신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등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1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냈다.
기후변화는 이미 지구상에 여러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다. 연구팀은 기후변화가 계속된다고 가정한 이번 조사를 통해 온실가스의 영향은 위성이 도는 궤도에도 심각하게 미치며, 운용되는 위성의 수가 최대 절반까지 줄어들 가능성을 제기했다.

MIT 윌리엄 파커 연구원은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변화 연구의 대부분 지구 생명체 등 대류권 안쪽이 대상이었다"며 "도외시된 대기 상층부는 인터넷 통신, 일기예보, 내비게이션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기술을 유지하는 저궤도 위성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는 대기 상층부의 수축을 일으킬 수 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이나 위성 대부분이 머무는 이 영역이 수축하면 대기의 밀도가 떨어지고 공기저항이 저하된다"며 "시뮬레이션 결과 지구 저궤도의 위성 수용 능력은 2100년까지 50~66%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기저항은 인공위성을 감속시켜 최종적으로 지구 대기권으로 떨구고 만다. 운용을 멈춘 폐기 위성이 늘면 우주 쓰레기도 심각하게 증가한다. 위성 등 우주 쓰레기가 인류의 우주개발을 위협한다는 케슬러 증후군이 현실이 되는 셈이다.

선행 연구에서도 인위적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증가하면 대기 상층부의 열이 방사되고 열권이 냉각돼 대기 수축이 일어난다고 지적됐다. 윌리엄 파커 연구원은 "광대역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한 위성 발사가 최근 대폭 증가했다"며 "이런 움직임을 관리하면서 탄소배출량도 줄이지 않으면 우주 공간은 과밀 상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우주 쓰레기를 줄이는 수단들이 강구되고 있지만 아직 실용화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위성과 ISS가 도는 지구 저궤도의 안전은 대기에 의한 자연적인 브레이크에 의지하고 형편임을 인류는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