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겁이 없다가 나이가 들면서 안전에 신경을 쓰게 되는 이유를 뇌과학 측면에서 규명한 실험에 시선이 쏠렸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뇌과학 연구팀은 4일 낸 조사 보고서에서 젊을 때는 매사 과감하다가 나이가 차면 신중해지는 이유는 뇌의 회로 변화 때문이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10~20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모험을 감행하고 때로 위험한 행동을 취하기 쉽다. 이는 인간은 물론 다른 동물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인데, 명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원인이 뇌에 있다고 본 연구팀은 쥐 실험을 기획했다. 먹이를 먹다 전기충격을 연상하는 비프음을 흘리고 쥐들의 반응을 살폈다. 대체로 어린 쥐는 비프음이 듣고도 먹이를 계속 먹은 반면, 나이가 많은 쥐는 곧바로 동작을 멈췄다.
이어 연구팀은 쥐의 뇌에 형광 분자를 주입하고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나이가 많은 쥐일수록 뇌 배내측 전전두엽(dmPFC)이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UCLA 뇌과학자 카산드라 클루네 교수는 “어릴 때는 공포나 통증의 기억을 관장하는 기저외측편도체(BLA)가 복잡하게 얽혀 위험에 덜 민감하다”며 “노화하면서 서서히 시냅스 밀도가 떨어지면 BLA는 혐오감을 관장하는 뇌 보상회로의 측좌핵(NAc)과 결합이 강해져 위험을 적극 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달 중인 뇌의 dmPFC와 BLA, NAc 회로의 기능 연구는 아직 부족해 각 영역의 상호작용이 위험 회피 행동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불분명하다”면서도 “이번 실험은 어린 동물일수록 위험에 둔감한 원인을 제시한 점에서 중요하다”고 자평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