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공룡도 마찬가지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흥미로운 추측은 7500만 년 된 공룡의 이빨 화석을 분석한 고고학 연구팀이 내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15일 국제 학술지 Palaeogeography, Palaeoclimatology, Palaeoecology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공룡 어미가 새끼에 영양가 있는 것을 먹이며 희생한 흔적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미국 몬태나주에서 출토된 하드로사우루스과 초식공룡 마이아사우라의 화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유체와 성체 이빨의 마모 패턴이 전혀 다른 것을 파악했다. 정밀 분석에 나선 연구팀은 어미가 억세고 영양가가 부족한 식물을 먹고, 새끼에게는 부드럽고 영양가 많은 먹이를 우선 먹인 결과라고 추측했다.

새끼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마이아사우라 어미를 묘사한 일러스트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오하이오주립대 존 헌터 교수는 “조류에게서 관찰되는 새끼를 위하는 육아 행동의 기원이 먼 공룡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가능성을 보여주는 발견”이라며 “어떤 형태로 먹이를 급여한 것인지는 검토 단계지만, 새끼를 먼저 생각해 좋은 걸 먹이려 한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몸길이 약 9m까지 자라는 마이아사우라는 백악기 후기 현재의 미국 몬태나주에 서식했다. 백악기는 약 1억4500만 년 전부터 6600만 년 전까지 지질시대로, 티라노사우루스와 트리케라톱스가 살았던 공룡 전성기의 말기에 해당한다.

1979년 고생물학자 잭 호너와 로버트 마켈라는 ‘좋은 어미 도마뱀’을 의미하는 라틴어 단어를 이 공룡의 이름으로 삼았다. 몬태나주에서 발굴된 마이아사우라의 둥지 흔적과 알 화석, 다양한 성장 단계의 개체 뼈는 부화 후에도 부모가 새끼를 돌보고 있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마이아사우라는 공룡의 육아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오랫동안 탐구했다.

마이아사우라 어미의 아래턱 이빨(A)과 유체의 아래턱 이빨(B). 마모 패턴의 차이에 따라 어미는 질긴 섬유질을, 새끼는 부드럽고 영양가 높은 과실 등을 먹은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오하이오주립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존 헌터 교수는 “동물의 이빨 화석에는 먹이를 씹을 때 생기는 상처나 깎인 자국이 남는데, 이를 분석하면 무엇을 어떻게 먹었는지 알 수 있다”며 “마이아사우라 유체의 이빨은 과일 등 부드럽고 영양가가 많은 먹이를 섭취할 때 발생하는 눌린 듯한 마모가 많았고, 성체는 풀이나 나뭇잎 등 섬유질이 많은 억센 식물을 대량으로 먹어 찢긴 듯한 마모가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이어 “마이아사우라 성체는 같은 식물이라도 새끼들에 적합한 부분을 골라내 먹인 것으로 보인다”며 “어미의 노력으로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을 먹은 유체는 태어난 후 처음 1년 동안 급속히 성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야생동물의 새끼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고, 사냥법을 익혀 먹이활동에 익숙해지기 전 어미가 주는 먹이에 의존한다. 세상에 막 태어난 새끼의 경우 부모의 도움으로 충분히 영양을 섭취할 수 있는지가 생존을 좌우한다.

연구팀은 조류에서 확인되는 어미의 급여 행동이 공룡시대에도 있었음을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오하이오주립대학교 공식 홈페이지·Brian Regal>

연구팀은 다른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마이아사우라 성체가 한 번 삼킨 음식을 입에서 꺼내 유체에 급여해도 비슷한 이빨 마모가 생기기 때문이다. 펠리컨이나 비둘기 등 많은 조류에서 볼 수 있는 이런 급여 행동이 공룡시대에도 존재했을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다.

마이아사우라 새끼가 스스로 둥지를 떠나 부드러운 식물을 찾아 먹었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런 해석은 연구팀도 고려했지만, 부화 직후의 유체가 둥지 밖에서 스스로 먹이를 섭취하기는 어려워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새끼를 위해 먹이를 나르는 어미의 육아 본능이 공룡시대부터 이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공룡의 배아나 부화 직후 개체의 이빨 화석도 분석해 공룡의 육아 행동의 전체상을 밝힐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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