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먼 친척이면서 외형은 공룡을 빼닮은 약 2억 년 전 파충류 신종이 확인됐다. 두 다리로 걷고 앞발이 작은 악어 계통의 파충류 화석은 미국 뉴멕시코주 트라이아스기 지층에서 발견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주립자연사박물관(NHMLAC) 연구팀은 29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약 2억1200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 후기에 서식한 신종 파충류 라브루하스쿠스 엑스펙타투스(Labrujasuchus expectatus)를 소개했다. 이 지난 26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에 먼저 게재됐다.
연구팀은 미국 뉴멕시코주 북부에 펼쳐진 황무지 고스트 랜치를 집중 조사했다. 고스트 랜치는 붉은빛을 띤 바위가 이어지는 황량한 지역인데, 공룡시대보다 더 오래된 지층이 지표면 가까이까지 드러나 있어 세계적인 화석 산지로 유명하다.
여기서 나온 라브루하스쿠스 엑스펙타투스 화석은 외모가 공룡과 매우 흡사하다. 뒷다리로 걸은 이 파충류는 앞다리가 아주 작았고, 이빨이 배열되지 않은 입은 부리 형태였다. 현대의 악어라고 하면 네 다리에 둥글고 통통한 몸,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길쭉한 입이 떠오르지만, 신종의 외형은 악어와 동떨어졌다.
NHMLAC 네이슨 스미스 연구원은 "신종은 백악기에 서식한 일명 타조공룡 오르니토미모사우루스와 매우 닮았다"며 "화석의 정밀 조사 과정에서 신종은 공룡이 아닌 악어의 친척임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악어와 공룡은 겉보기엔 전혀 다른 생물이지만, 실제로는 모두 주룡류라 불리는 파충류 대군에서 갈라진 동료들"이라며 "주룡류는 현생종 악어와 조류의 조상에 해당하는 파충류 그룹이며, 공룡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주룡류는 크게 두 계통으로 나뉜다. 하나는 위악류라는 악어 계통, 또 하나는 조경류로 공룡과 익룡 계통이다. 현대의 악어와 조류는 각각 위악류와 조경류의 후손으로 여겨진다.
신종은 위악류 중 포포사우루스상과라는 그룹에 속한다. 가계도상으로 보면 현대의 악어와 같은 위악류의 먼 친척이다. 약 2억1200만 년 전 위악류와 조경류가 이미 다른 길을 걷고 있었음을 신종 화석이 분명하게 보여줬다.
네이슨 스미스 연구원은 "위악류 계통에서 조경류에 속하는 공룡과 거의 같은 체형의 생물이 독립적으로 탄생한 점은 실로 놀랍다"며 "서로 무관한 생물이지만 비슷한 환경과 생활 방식을 받아들여 각각 독립적으로 비슷한 몸 구조를 얻는 수렴진화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돌고래와 상어는 전혀 다른 계통이지만, 물에서 빠르게 헤엄치기 위해 모두 유선형 몸으로 진화했다"며 "라브루하스쿠스 엑스펙타투스도 두 다리로 빠르게 움직이는 생활에 적응해, 공룡과 비슷한 체형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현대 동물과 공룡이 가진 수많은 생존 전략이 이미 트라이아스기에 싹텄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두 다리로 걷는 것은 악어와 가까운 종에게는 독특한 선택이지만 공룡과 이후의 조류가 걸어온 길이기도 하며, 신종에게는 분명히 이득임을 알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