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과자를 이용해 친환경 소재를 만드는 실험이 성공을 거뒀다.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스티로폼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독일 괴팅겐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기존의 발포 스타이렌 수지(스티로폼)를 대체할 친환경 소재를 팝콘을 이용해 개발했다고 밝혔다.
스티로폼은 가볍고 튼튼하며 단열 등 다양한 효과가 있어 여러 분야에 사용되는 친밀한 소재다. 다만 구조상 자연스럽게 분해되지 않아 환경을 오염시키고 재활용이 어려워 대체 소재 개발이 진행돼 왔다.
연구팀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SDGs, 즉 지속가능 개발 목표에 초점을 맞춰 분해 가능하고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제조 단가도 저렴한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여러 천연 원재료를 관찰하던 연구팀은 구조 자체가 기존 스티로폼과 닮은 팝콘에 주목했다.
실험 관계자는 “극장에서 많이 소비되는 팝콘은 자연에서 쉽게 생분해되고 특정 소재로 사용한 뒤에 재활용도 얼마든 가능하다”며 “옥수수를 팝콘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특정 물질을 첨가하는 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옥수수를 과립 형태로 분쇄한 뒤 가압 증기로 팝콘을 만들었다. 여기에 식물성 단백질 결합제를 혼합하고 틀에 흘려 넣어 성형했다. 그대로 굳기를 기다리는 것만으로 발포 스티로폼을 대체할 천연 팝콘 소재가 완성됐다.
팝콘으로 만든 천연 신소재는 기존 스티로폼에 비해 열을 잘 흡수했다. 심지어 불에 잘 타지도 않았다. 나중에 분쇄해 거름이나 가축 먹이로 재활용해도 되고 바이오가스를 만드는 원료로도 쓸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실험 관계자는 “팝콘 스티로폼의 원료가 되는 옥수수는 식품 공장에서 버려지는 불량품도 얼마든 사용할 수 있다”며 “쉽게 만들 수 있는 팝콘 스티로폼은 건축 단열재나 완충재, 스포츠 용품, 자동차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괴팅겐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이미 독일 곡물 회사 ‘Nordgetreide’에 포장재로 공급되고 있다. 독일 건자재 업체 ‘Bachl’은 이 소재를 건물 단열재로 사용하기 위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