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아이스로 기분 좀 내려다가….”
러시아 유명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정신나간 생일 이벤트에 무려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타스 등 현지 신문들의 1일(현지시간)자 기사에 따르면, 모스크바 모 건물 수영장에서 드라이아이스가 원인으로 보이는 인사사고가 발생, 3명이 숨지고 4명이 동상을 입었다.
끔찍한 사고를 낸 여성은 예카트리나 디덴코(29). 인스타그램에 제약 관련 사진과 글을 올려 1500만명 넘는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다. 약사이기도 한 이 여성은 빼어난 외모로도 인기를 끌어왔다.
예카트리나는 지난달 28일 모스크바의 한 건물을 빌려 자신의 생일파티를 열었다. 예카트리나와 참석자들은 거대한 실내수영장에 드라이아이스를 집어넣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내려고 계획했다.
참석자들은 혹시 모를 유독가스에 대비해 고글과 마스크, 방호복으로 무장했다. 하지만 30kg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드라이아이스는 이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드라이아이스가 물에 들어가자 곧장 수영장 수면 위로 짙은 안개가 피어올랐다. 신이 난 참가자 한 명이 물로 뛰어들자 사람들은 환호했다. 예카트리나는 이 과정을 촬영하며 기분을 냈다. 하지만 드라이아이스가 물과 만나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면서 파티장은 곧 아수라장이 돼버렸다.
결국 예카트리나의 남편을 포함, 2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4명은 지독한 동상을 입었다. 해당 영상이 유튜브 등에 게재되자 “약사라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일을 벌이는지 모르겠다”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이산화탄소를 얼린 드라이아이스는 영하 80도가량으로 매우 차갑고 물과 만날 경우 보글보글 기포를 내며 이산화탄소 연기가 발생한다. 안개처럼 보여 공연 등에 주로 사용하지만 양이 너무 많을 경우 이번처럼 뜻밖의 사고가 벌어질 수도 있다.
한편 모스크바 경찰은 이번 이벤트를 누가 기획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