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를 뒤흔든 ‘화장지 대란’은 트위터에 올라온 헛소문이 발단인 것으로 드러났다. 루머를 퍼뜨린 인물을 처벌하라는 민원이 빗발치는 가운데, 트윗 하나에 패닉에 빠진 일본의 사회시스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FNN은 최근 보도에서 화장지 품절 대란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무분별하게 퍼진 헛소문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일본은 이달 초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시민들 사이에서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면서 60장을 1만엔 넘게 파는 편의점까지 등장했다.

화장지를 사기 위해 대형마트에 줄을 선 시민들 <사진=FNN 유튜브 공식계정 뉴스 캡처>

최근엔 화장지마저 동이 나 시민 불안이 가중됐다. 실제로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 100엔숍 등에서 화장지가 사라졌다. 행여 화장지가 들어왔다고 소문이 나면 해당 점포에는 아침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 금세 물건이 동이 나는 바람에 화장지 하나 손에 건지지 못하고 돌아가는 시민이 허다했다.

인터넷에서는 마스크도 아닌 화장지 대란이 벌어진 배경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올라왔다. 방송국들도 앞 다퉈 취재에 나섰다. FNN은 각종 제보를 바탕으로 취재를 거듭한 결과, 특정인물이 트위터에 재미삼아 올린 가짜 뉴스가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FNN은 “가짜뉴스에 일부 시민이 동요하면서 벌어진 촌극”이라며 “한정된 지역에서 공포에 질린 시민들이 화장지를 사재기하면서 주목 받은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2019년 기준 화장지의 97.7%가 일본산이다. 중국에서 화장지가 동이 난다고 일본이 영향을 받을 일이 없다”며 “심지어 가짜뉴스 내용과 달리 전국적으로 재고도 충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인물은 현재 일본 네티즌들에 의해 신상이 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인물은 “중국에서 곧 화장지 대란이 벌어진다. 마스크와 똑같은 원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곧 품귀현상이 빚어질 것”이라고 그럴싸한 글을 적었다. 이 트윗은 삽시간에 퍼졌고, 공포에 질린 시민들이 앞 다퉈 화장지를 사재기하며 난리가 벌어졌다.

인터넷에서는 문제의 인물을 법적으로 처벌하라는 요청이 빗발친다. 다만 일본에서는 해당 법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만 코로나 비상사태에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은 만큼 예외규정을 둬 체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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