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의 달은 지금과 달리 마그마 바다가 넘실댔음을 시사하는 흔적이 발견됐다. 지구에 테이아(Theia)가 충돌해 달이 만들어졌다는 거대 충돌 가설과도 연결되는 이번 연구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해 8월 달에 내려앉은 탐사선 찬드라얀(Chandrayaan) 3호가 이 같은 중요한 정보를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찬드라얀 3호는 지난해 8월 23일 달 남위 70° 부근에 착륙했다. 이로써 인도는 미국과 러시아,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달 표면에 탐사 장비를 보낸 국가가 됐다. 특히 달 남극에 탐사선을 내린 최초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8월 인도에 첫 달 남극 착륙의 영예를 안긴 찬드라얀 3호 <사진=ISRO 공식 홈페이지>

찬드라얀 3호는 추진 모듈과 비크람(Vikram) 달 착륙선, 프라그얀(Pragyan) 달 탐사차로 구성된다. 모선 역할을 맡은 비크람과 연계해 달 남극을 조사한 프라그얀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인도 학자들은 달의 진화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알아냈다. 

인도 천체물리학연구소 산토쉬 바다왈리 연구원은 "프라그얀에 탑재된 알파 입자 X선 분광기로 달의 남극 23곳의 레골리스를 살펴본 결과 일대의 원소 조성은 비교적 균일했고 모든 샘플에서 철이 풍부한 사장암이 검출됐다"며 "이 조성은 미국 아폴로 16호와 구소련 루나 20호가 달의 적도 부근에서 채취한 샘플의 중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멀리 떨어진 지점에서 채취된 달 토양 샘플의 화학조성이 비슷하다는 것은 달이 한때 마그마 바다로 뒤덮였다는 학자들의 가설을 뒷받침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막 탄생한 지구에 화성만 한 천체 테이아가 충돌, 우주로 방출된 대량의 암석이 달이 됐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테이아가 지구에 충돌해 그 분출물이 달을 형성한 가설을 테스트하는 시뮬레이션 화면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거대 충돌 가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테이아의 충돌로 우주로 방출된 파편이 달을 형성했고, 그 표면은 융해한 마그마로 천지였다고 주장해 왔다. 프라그얀의 샘플 분석은 거대 충돌 이후 비교적 가벼운 철을 함유한 사장암이 떠올라 현재의 달 지각을 형성했다는 가설과 연결된다.

산토쉬 연구원은 "이번 분석에서는 사장암뿐만 아니라 마그네슘 광물도 검출됐다"며 "달의 남극에 에이트켄 분지가 생성될 당시 크레이터에서 암석이 분출해 지하 깊은 곳에 있는 마그네슘 광물을 퍼올린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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