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3세로 추측되는 세계 최고령 신천옹(알바트로스)이 다시 짝짓기 상대를 찾아 나서 조류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은 최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위즈덤이 다른 개체들보다 늦었지만 적당한 짝을 찾아 번식에 나섰다고 전했다.

USFWS에 따르면, 암컷인 위즈덤은 지난 3월 미국 하와이 제도 미드웨이 섬으로 날아와 짝짓기를 시작했다. 신천옹이 통상 11~12월 하와이 제도로 들어와 번식하는 것에 비하면 3~4개월이 늦었다.

올해 73세로 추측되는 세계 최고령 새 위즈덤. 예년보다 약 4개월 늦은 지난 3월 미드웨이 섬으로 들어왔다. <사진=USFWS 공식 페이스북>

1951년생으로 여겨지는 위즈덤은 원래 오랜 단짝이 있었다. 아케아카마이라는 수컷 신천옹인데, 최근 3년간 카메라에 잡히지 않아 조류학자들은 이미 죽은 것으로 보고 있다.

USFWS는 “위즈덤은 아케아카마이가 죽은 뒤인 2022년에도 번식을 위해 미드웨이 섬을 찾은 바 있다”며 “신천옹은 물론 모든 조류 중 세계 최고령임에도 아직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일부일처제인 신천옹이 상당한 고령에 짝을 잃을 경우 시름시름 앓다 죽곤 한다”며 “위즈덤은 나이가 무색하게 번식 활동에 적극적”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카메라에 포착된 위즈덤(오른쪽)과 짝짓기 상대 수컷 <사진=USFWS 공식 페이스북>

공동육아를 하는 신천옹은 여름에 베링 해나 알래스카 만 등 서늘한 곳에 살다 겨울이 되면 하와이 제도로 모여든다. 이 여정을 오랜 세월 아케아카마이와 함께 한 위즈덤은 알 50~60개를 낳았고 새끼 약 30마리를 얻었다. 

USFWS는 “신천옹은 일부일처제로 알려졌지만 반려를 잃은 암컷은 다른 수컷과 사이에서 새끼를 낳기도 한다”며 “이번에도 위즈덤이 건강하게 번식활동을 마치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위즈덤이 학자들의 관심을 받게 된 건 68년 전 일이다. 미국의 저명한 조류학자 챈들러 로빈스는 1956년 위즈덤의 다리에 ‘Z333’이라고 적힌 식별 밴드를 부착했다. 챈들러는 2017년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위즈덤의 생태를 연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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