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매년 증가하면서 각국이 대책마련에 매달리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코로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한 대학 연구팀은 지금이야말로 수돗물에 리튬을 섞어 사람들 정신건강을 지킬 때라고 강조한다. 수돗물에 섞는 리튬 농도와 이 수도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자살률을 들여다본 이들의 연구 결과는 지난달 27일자 '브리티시 저널 오브 사이카이어트리(British Journal of Psychiatry)에도 게재됐다.

영국 브라이튼앤드서세스메디컬스쿨(BSMS) 연구팀은 정신과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리튬의 효과를 인정하고, 코로나 우울증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BSMS 연구팀은 1946~2018년 호주와 그리스, 리투아니아, 영국, 일본, 미국 등에서 진행된 리튬 수돗물과 우울증 관련 연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수돗물에 적정량의 리튬을 섞었을 때 이를 마시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일반적으로 리튬은 배터리에 사용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원래 리튬이 사람의 기분을 안정시키고 정신과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학계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정설로 통한다. 실제 구연산리튬(lithium citrate) 내지는 탄산리튬(lithium carbonate)은 양극성장애 등에 쓰는 항우울제에 들어간다. 

정신과치료제 대신 운동을 택한 남자의 이야기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사진=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스틸>

사실 정신과적인 리튬의 효능은 이미 알려졌기에 수돗물에 리튬을 섞자는 논의는 전부터 이어졌다. 다만, 리튬의 양 조절이 힘든 것이 문제였다. 정신적으로 항우울 효과를 보여주는 농도가 아직은 특정되지 않았다. BSMS 연구팀 역시 수돗물에 섞을 리튬의 적정량을 제시하지 못했다.

리튬은 과다 섭취할 경우 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지난해 말 한강의 리튬 농도가 올라간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바탕 난리가 났다. 리튬을 과다 섭취하면 복통, 구토 등 가벼운 증세부터 오래되면 손떨림 등 신경계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문제는 그럼에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람들 정신건강이 위험수준이라는 것.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자살자 수는 80만명을 넘어섰다. 15~29세(유소년~청년층) 사망원인 2위가 자살이다. 통계청 자료(2018년)를 보면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 당 26.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이고 세계적으로 봐도 상위권이다. 때문에 연구팀의 주장은 세계적인 감염증 사태와 맞물려 주목 받는다.

알칼리 금속원소 중 하나인 리튬은 분명 수돗물 같은 음용수에 혼합하기에 저항감이 있으나 불안과 우울감 개선에 나아가 자살예방 효과가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리튬은 토양이나 해수, 암석에 함유돼 곡물이나 채소, 물에 섞여들어간다. 따라서 원래 우리는 리튬을 알게 모르게 단계적으로 섭취해왔다.

인위적으로 리튬을 수돗물 등에 섞어 마시는 발상까지는 좋으나, 아직 적정량을 모르기에 시기상조라는 반대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지역별로 무작위대조연구를 활발히 진행, 리튬의 적정량을 알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매일 400㎍(마이크로그램)의 리튬을 섭취할 경우 기분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 적정량을 특정해야 한다"며 "미국 텍사스 일부 지역 주민은 매일 340㎍의 리튬을 자연적으로 섭취한다. 이 지역에선 자살이나 마약 사건 등이 타지보다 적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리튬이 우울증 경감 등 정신과치료제에 적용된 것은 1949년이나 음료수 등엔 먼저 사용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탄산음료다. 세븐업(7UP)이라는 미국 탄산음료 브랜드는 1920년부터 구연산리튬을 첨가해 '기분을 향상(UP)시켜준다'고 광고해왔다. 다만 리튬의 효과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1950년대부터 세븐업 음료에서 리튬을 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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