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잘릴지 몰라 무서웠다.”
세계적인 흥행감독 크리스 콜럼버스(62)가 ‘해리포터’ 시리즈 촬영 당시 겪은 압박을 20여년 만에 털어놨다.
크리스 콜럼버스는 최근 콜라이더와 인터뷰에서 2001년 개봉작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연출하며 겪었던 말 못할 고통을 언급했다.

감독이 부담을 겪은 이유는 원작의 어마어마한 인기와 투자자들의 시선이었다. 영국 작가 조앤 롤링(J.K.롤링, 54)이 쓴 7권짜리 연재소설 ‘해리포터’는 누계 5억권이 넘는 베스트셀러. 이 엄청난 대작을 첫 영화화한 작품이라 아무래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 크리스 콜럼버스는 “‘해리포터’ 첫 작품 감독이 누구냐를 두고 영화계가 후끈 달아올랐다. 누구나 원하는 자리였지만 막상 되고 나니 불안했다”며 “영화 제작 도중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강박에 시달렸다”고 돌아봤다.
그는 “제가 느낀 압박은 실로 대단했다. 전 세계의 원작 팬들이 저를 주시하는 것만 같았다”며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망치면 모든 게 끝난다고 생각했다. 상업영화 감독에게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 쉬는 날도 촬영장에 나가야 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 콜럼버스는 “강박을 떨치기 위해 세부적인 촬영까지 일일이 챙겼다”며 “뭣보다 다니엘 래드클리프 등 어린 배우나 스태프들이 감독의 불안을 알아채면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매일 엄습하는 두려움에도 겉으론 티도 내지 못했다”고 웃었다.

이렇게 완성된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감독의 우려와 달리 세계적으로 흥행했다. 덕분에 크리스 콜럼버스는 후속작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2002) 감독에 연임됐고 세 번째 작품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2004) 기획에도 참여했다.
‘해리포터’ 첫 작품 연출에 큰 부담을 느꼈던 크리스 콜럼버스는 ‘나홀로 집에’(1990) 시리즈와 ‘미세스 다웃파이어’(1993) ‘바이센테니얼 맨’(1999) 등 명작을 연출한 감독이다. ‘그렘린’(1984), ‘구니스’(1985)와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의 기획자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