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은 어쩌다 불길한 숫자가 됐을까
2020-12-19 10:00

숫자 '13'은 예로부터 서양인들이 불길하다며 꺼리는 숫자다. 한자 죽을 사(死)와 발음이 비슷해 동양권에서 꺼려지는 '4'와 달리 '13'에는 사람들이 싫어할 만한 역사적 이야기들이 많이 숨어있다.

■성서 속 에피소드와 금요일
일단 13은 성서와 관련이 깊다. 잘 알려진 것이 바로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으로도 유명한 최후의 만찬은 원래 예수의 열 두 제자를 위한 자리였으나 배신자 가롯 유다가 참여함으로써 13명이 되고 말았다. 때문에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13번째 손님은 반드시 재앙을 가져온다고 여긴다.

기독교권 국가들은 대개 13일의 금요일을 불운한 날이라고 여긴다. <사진=pixabay>

로마제국의 유대총독 본디오 빌라도에 의해 예수가 처형된 날짜도 13일 금요일로 알려졌다. 때문에 서양에서는 13은 물론 이 숫자가 겹치는 금요일을 아주 불길하게 생각한다. 공포영화로도 여러 차례 제작된 13일의 금요일은 미국인 9~13%가 실제로 믿는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다만 13과 금요일을 결부하지 않는 국가도 있다. 스페인은 군신 마르스와 연관된 화요일을 묶어 '13일의 화요일'을 기피한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노아의 대홍수가 시작된 2월 17일에서 착안, 17일의 금요일은 아주 조심스럽게 보낸다. 

■조화롭지 못한 숫자
인류는 고대부터 시간의 기록, 즉 달력의 필요성을 느꼈다. 시간이나 방위 등에 육십진법이 주로 사용됐는데, 그 중에서도 60의 약수 12는 시간을 나타내거나 기록하는 기준, 일테면 12개월이나 12시간, 12방위 등으로 널리 사용됐다. 이와 달리 12보다 1이 많은 소수인 13은 '조화를 어지럽히는 숫자'로 불길하게 인식됐다. 

뉴질랜드의 경우 13은 새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숫자다. 13번지에 자리한다던가 13층일 경우 해당된다. 2016년 자료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클랜드 13번지에 위치한 집들은 다른 번지보다 39만 뉴질랜드 달러(약 3억원) 저렴하다.  

■북유럽 신화 속의 13

짐 캐리와 카메론 디아즈의 '마스크'. 극중 마스크는 오딘이 로키를 벌하기 위해 씌운 가면이다. <사진=영화 '마스크' 스틸>

오딘의 둘째 아들이자 빛의 신 발두르(발더)는 모두에게 칭송 받았다. 장난의 신 로키는 이를 아니꼽게 생각했는데, 오딘이 자신만 쏙 빼놓고 신 12명을 모아 잔치를 열자 화가 폭발했다.  

13번째 손님으로 잔치에 끼어든 로키는 발두르의 형제인 호드(회드르)를 꾀어 겨우살이 나뭇가지(미스틸테인)를 던지라고 부추겼다. 아무 것도 모르고 호드가 던진 미스틸테인은 그대로 날아가 발두르를 관통하고 만다. 로키의 위험한 장난을 보다 못한 오딘은 후일 가면을 씌우는 벌을 내린다. 영화 '마스크'에서 짐 캐리가 뒤집어쓰는 가면이 바로 여기서 따왔다.   

■전설이 된 13 관련 일화
써틴 클럽(Thirteen Club, 13 Club)은 13이 결코 불운한 숫자가 아니라는 걸 밝히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었다. 1890년 처음 결성된 써틴 클럽 멤버들은 사람들 사이에 퍼져있는 13과 관련된 미신들이 거짓임을 증명하려 했다. 이들은 보란 듯 13일의 금요일마다 모임을 가졌다. 루즈벨트를 포함한 미국 대통령 5명도 써틴 클럽의 명예회원이었다. 

■사건사고로 얼룩진 13
프랑스에서 유행했던 교수대에 오르는 계단 수는 불길한 숫자 13을 따 열 세개로 만들어졌다. 필리프 4세가 국고 확보를 위해 교황 클레멘스 5세를 이용, 템플기사단에 누명을 씌워 체포 및 처형을 시작한 날이 1307년 10월 13일 금요일이었다. 마녀집회는 대개 13명이 정족수이며, 미국인들은 아폴로13호가 유일하게 실패한 달착륙 미션이라는 점에서 13을 꺼리기도 한다.  

프랭크 마샬 감독이 연출하고 에단 호크가 출연한 '얼라이브' <사진=영화 '얼라이브' 스틸>

우루과이 공군기 571편 추락사고 역시 13과 관련이 있다. 1972년 10월 13일 오후 3시34분경 승객 등 45명을 태우고 아르헨티나에서 출발한 우루과이 공군 571편은 아르헨티나령 안데스 산맥에서 추락했다. 사고일은 하필 금요일이었다. 해발 3596m 지점에서 살아남은 승객들은 극한의 추위와 배고픔 속에 72일을 버텨 구조됐다. 최종적으로 16명이 생명을 건졌는데, 먼저 사망한 승객의 시신 일부를 잘라 먹으며 연명한 사실이 충격을 줬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식인(카니발리즘) 사례로 유명하며, 영화 '얼라이브'를 통해서도 일반에 알려졌다. 

■동양권에서도 13은 불길하다?
일본의 경우 13층 건물이나 13층탑 등 13에 얽힌 것은 죽은 자를 상징한다는 설이 있다. 일본인들은 죽음을 뜻하는 '사(死)'와 고생을 뜻하는 '고(苦)'와 발음이 비슷한 4, 9를 싫어하는데 이를 합한 13 역시 불길하다고 여긴다. 때문에 항해 전 배 위에 13명이 모였을 때는 얼굴 그림이나 짚으로 14명째 선원을 추가하는 풍습도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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