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지구에 살았던 생명체가 무려 3000억종에 달하지만 그 중 화석으로 남아 존재를 알린 종은 고작 25만종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 종은 멸종했거나 혹은 조상이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진화를 통해 변화해왔다. 또한 복잡한 구조일수록 멸종의 가능성이 높은 사실도 밝혀졌다.

미생물이나 곤충 등을 제외하고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동물 중에 가장 오래 살아남은 종은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쥐라기에 등장해 지금까지 2억년 이상 살아남은 악어를 꼽는다. 그래서 악어에 붙은 별명은 '궁극의 생존자(ultimate survivors)'다.

궁극의 생존자 악어 <사진=pixabay>

악어는 6600만년 전 공룡을 비롯해 모든 생물의 75%를 휩쓸어간 백악기의 대멸종에도 살아남았다. 모습도 거의 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대체 악어의 어떤 능력이 이런 결과를 낳았을까.

브리스톨대학교 맥시밀리언 스톡데일과 마이클 J.벤튼 교수 팀은 10일 공개한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Nature Communications Biology)를 통해 악어만의 생존 비결을 공개했다.

벤튼 교수는 "악어의 신체는 매우 다재다능하고 효율적이었기 때문에 소행성 충돌로 인한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악어는 따뜻한 기후를 좋아하지만 어둠과 추위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최대 1시간 동안 숨을 참는 등 물 안에서의 생존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유의 신체능력을 가진 악어는 공포영화의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사진=영화 '엘리게이터' 포스터>

또한 악어는 신체가 매우 튼튼하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부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악어가 그 이상으로 진화할 필요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악어는 25종이다. 이들은 긴 주둥이와 두꺼운 가죽, 강력한 꼬리 등 거의 고대 조상들과 똑같은 외형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악어의 진화 속도를 측정할 계획이다. 성장 속도와 필요한 먹이의 양, 개체군의 규모, 멸종 가능성 등을 계산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한편 연구팀은 악어에 이은 생존력 2위 동물로 새를 꼽았다. 악어의 등장 이후 수백만 년 뒤에 나타난 새는 타조에서 벌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약 1만종이 여전히 존재한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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