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친해지는 방법'이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됐다.

영국 서식스대학교와 포츠머스대학교 심리학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Nature Journal Scientific Reports)'에 '고양이-인간 의사 소통에서 고양이 안구 협착(eye narrowing) 운동의 역할'이라는 논문을 개제했다.

안구 협착이란 눈을 가늘게 감는 행위다. 고양이의 경우 주변 빛의 양과 별개로 기분을 알리는 신호로도 사용한다. 눈이 가늘게 감기는 것은 평온한 상태이며, 반대로 눈이 커지며 동공에 검은 색이 많아지는 것은 흥분과 불안, 경계를 의미한다.

고양이 눈은 다양한 감정을 나타낸다. <사진=pixabay>

인간이 눈을 가늘게 좁히는 동작은 고양이 입장에서 웃는 얼굴로 보인다. 연구팀은 인간이 눈을 천천히 깜박이는 행위(slow blink)가 고양이에게 친근하고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고양이 미소'는 일부 다른 동물에서도 긍정의 신호로 읽힌다.

연구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고양이 21마리와 주인을 대상으로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반려묘와 1m 거리에 선 주인들은 웃는 얼굴과 무표정한 얼굴을 반복하며 눈을 깜박였다. 그 결과 주인이 무표정하게 바라볼 때보다 웃으며 눈을 깜박일 때 고양이도 천천히 눈을 깜박이며 반응했다. 사람 미소에 고양이가 만족하고 화답한 결과다.

이어진 실험에서는 낯선 연구원들이 주인 자리를 대신했다. 그 결과 고양이들은 연구원들이 웃으며 눈을 깜박일 때 친근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 고양이는 초면인 연구원에게 다가와 기대기까지 했다.

고양이는 키우는 사람의 감정까지 읽을 줄 안다. <사진=pixabay>

이에 대해 서식스대 타스민 험프리 박사는 "고양이는 두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는 행위가 상호 작용을 위협한다고 인식하고, 반대로 미소를 띠며 눈을 천천히 깜박이면 긴장을 해소하고 친근감을 보이는 행위로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연구팀은 고양이가 졸라대듯 가르랑거리는 것은 인간의 관심을 끌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고양이가 주인은 물론 낯선 사람이 이름을 부를 때 다른 단어와 구분할 줄 안다고도 전했다. 특히 고양이는 생각보다 인간 감정에 민감한 편으로 슬픔을 느끼는 주인에게 머리를 비비거나 맞댄다고 덧붙였다.

타스민 박사는 "이번 실험은 사람 미소에 고양이가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처음으로 증거를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편안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가늘게 떴을 때 고양이가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면 일종의 '대화'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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