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지구와 가장 멀리 떨어진 은하가 발견된데 이어 이번에는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블랙홀'이 확인됐다.

'J0313-1806'라는 퀘이사 안에 위치한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130억3000만 광년이나 떨어졌으며, 빅뱅 이후 6억7000만년 만에 생성된 것으로 관측됐다. 크기는 무려 태양의 16억배다.

이는 관측 사상 지구와 가장 멀리 떨어진, 즉 가장 오래된 블랙홀이다. 이전까지는 지난 2017년 발견된 'J1342+0928(6억9000만년)'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미지화한 블랙홀과 퀘이사 <사진=칠레 ALMA 천문대 공식 홈페이지>

블랙홀은 엄청난 중력으로 별과 가스 심지어 빛까지 빨아들여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빨려들어가는 물체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빛을 방출하는데, 이것을 퀘이사(quasar)라고 부른다. 블랙홀을 품고 있는 퀘이사는 전체 우주에서 가장 밝은 존재다. 이번에 발견된 J0313-1806은 우리 은하보다 약 1000배 더 밝은 것으로 관측됐다.

생성 과정도 일반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에 참가한 애리조나대학교 샤오후이 판 박사는 "우주가 탄생한지 겨우 6억7000만년 만에 탄생해 이 정도 크기로 성장하려면 처음부터 태양의 1만배 정도의 질량을 가진 시드(seed) 블랙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별들이 죽고 뭉치는 일반적인 과정이 아니라 빠른 시간 내에 다량의 차가운 수소가스가 뭉쳐 블랙홀을 형성했다는 이야기다. 이는 빅뱅 이후 4억년쯤 수소의 이온화가 이뤄진 '재이온화기(Epoch of Reionization)'를 통해 설명 가능하다고 박사는 밝혔다.

칠레 ALMA 천문대 전파망원경 <사진=칠레 ALMA 천문대 공식 홈페이지>

이번에 관측된 블랙홀은 여전히 몸집을 키우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수집한 스펙트럼 데이터에 따르면 블랙홀이 매년 태양 25개에 해당하는 질량을 먹어치우는 등 성장이 끝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칠레의 ALMA 전파망원경과 하와이 마우나케아산의 쌍둥이천문대를 통해 퀘이사를 감지했다.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 '적색편이 7.642의 빛나는 퀘이사(Luminous Quasar at Redshift 7.642)'를 지난 8일 arXiv 데이터베이스에 게재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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