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간 축구경기에 흑마술(흑마법)을 사용했다는 황당한 주장이 나왔다. 연맹의 정식 조사까지 이뤄지게 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짐바브웨 축구대표팀 코치 즈라프코 로가루시치는 지난 17일 그라운드에서 발견된 박쥐 사체 사진과 함께 카메룬 축구대표팀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카메룬이 흑마술을 이용하는 등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짐바브웨를 이겨려고 했다는 주장이다.

짐바브웨는 이날 카메룬의 스타드 아마두 아히죠 구장에서 아프리카 네이션스 챔피언십 개막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 짐바브웨는 카메룬에 0대 1 패배했다. 

배트게이트를 주장하는 짐바브웨 축구대표팀 코치 <사진=즈라프코 로가루시치 트위터>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짐바브웨의 공식 항의가 접수되자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CAF는 "주술 문제(witchcraft)는 CAF의 특권이 아니다"면서도 "정식 조사를 시작했으며 토너먼트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적절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주주(juju, 나이지리아와 카메룬 토착 신앙, 부적이나 주문을 사용함)나 무티(muti, 식물과 동물 등을 재로로 만든 아프리카 부적)가 일반화된 아프리카에서는 놀랍게도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02년 카메룬 윈프리 드 쉐퍼 감독과 골키퍼 토마스 노노는 말리전을 앞두고 경기장에 참(Charm)을 설치한 혐의로 체포됐다. 잠비아 프로축구팀 포레스트의 골키퍼 코치는 '다양한 아프리카 의식'을 실행한 혐의로 제재를 받기도 했다. 그는 "상대 골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골대에 마법약을 뿌리고 소변을 발랐다"고 털어놨다. 

'배트 게이트'로 불리는 이번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증거 확보를 위한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축구행정가 리키 맘푼다는 "확실한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징계위원회는 비디오를 촬영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오래 전부터 흑마술이 발달한 아프리카에서는 비디오 판독시스템(VAR)이 경기 중 판정뿐 아니라 경기 전 '마법 탐지용'으로 활용돼야할 지경에 이르렀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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