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에 이어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도 우주 비행자 명단을 발표했다. 억만장자인 자레드 아이작맨이 첫 민간 우주인이 됐다.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2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자레드 아이작맨은 2021년 후반 4인용 크루 드래곤 캡슐을 타고 '인스피레이션4(Inspiration4)' 임무를 지휘할 것"이라며 "이는 역사상 최초의 민간 승무원 궤도 임무"라고 말했다.
올해 37세인 아이작맨은 결제 서비스회사 쉬프트4 페이먼츠(Shift4 Payments)의 창립자이자 CEO인 억만장자다. 뛰어난 조종사로도 유명하다. 특히 이번 미션에 참가하기 위해 자신의 자리를 예약한 것은 물론 나머지 3자리까지 모두 전세를 내 화제를 모았다. 따라서 전문 우주인은 이번 미션에 한 명도 참가하지 않는다.
아이작맨은 미국 멤피스에 있는 세인트주드어린이병원(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의 소아암 퇴치 기금 마련을 위해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소아암과 각종 소아질환 퇴치를 위한 선도 기관으로 어린이를 무료로 치료해주는 이 병원 직원에게 승무원석 한 자리를 내준다고 밝혔다. 자세한 신원은 밝히지 않았지만, 해당 직원은 여성이라고 아이작맨은 말했다.
다른 한 자리는 병원에 최소 2억 달러(약 2230억원)를 모금하는 행사를 통해 선정할 계획이다. 아이작맨은 절반인 1억 달러(약 1115억원)를 내놓았으며, 행운의 주인공은 인스피레이션4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서를 제출한 인원 중 추첨을 통해 선발된다.
특히 아이작맨은 사업가답게 "마지막 한 자리는 새로 개발한 전자상거래 플랫폼 쉬프트4샵(Shift4Shop)을 이용할 적절한 사업가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8일 열리는 슈퍼볼 결승전에 광고를 틀어 인지도를 크게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이번 비행에 대해 아이작맨은 "평생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이 역사적인 모험을 통해 인류에게 영감을 주고, 소아암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아이작맨 등은 올해 말 플로리다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될 팔콘9 로켓을 타고 우주궤도에 진입, 크루 드래곤 우주선에서 2~4일간 각종 미션을 수행한 뒤 돌아올 계획이다. 이는 2022년 예정된 NASA의 궤도 비행보다 빠른, 그야말로 최초의 민간인 궤도 비행 임무가 된다. 다만 열흘간 우주정거장에 체류하는 NASA와 달리, 스페이스X의 인스피레이션4 미션에는 우주정거장 방문 계획은 없다.
한편 NASA와 민간기업들은 궤도 비행 및 우주정거장 미션, 그리고 달에 인류를 보내는 일까지 서로 협력하는 동시에 경쟁을 펼치고 있어 앞으로 관련 소식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주 발표된 NASA의 민간인 우주인 궤도 비행 프로젝트에 스페이스X의 우주선을 이용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