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북서단에 위치한 바하 칼리포르니아주 사막에서 발견되는 어미 전갈은 새끼들을 등에 태우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칼리포르니아 전갈(Centriroides exilicauda)'의 임신과 양육에 대한 관찰이 최근 이뤄져 관심이 모인다.
4일 동물학 블로그 '주본즈(ZooBorns)'에 따르면 칼르포르니아 전갈의 등에 타고 있는 새끼 전갈은 최대 100마리에 달한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새끼의 숫자나 무게만이 아니었다.
우선 교미 직후 암컷이 수컷을 잡아 먹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1999년 린닌 소사이어티 생물학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는 장기간의 식량 부족 등 돌발상황에 대비해 드물게 발생한다.
전갈 어미가 겪는 고통 가운데 가장 큰 것은 18개월에 달하는 임신 기간이다. 거미류와 달리 전갈은 알 대신 새끼를 낳기 때문에 비교적 긴 임신 기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태어난 새끼들은 연약한 외골격을 갖고 있어 포식자들이 간단히 잡아먹을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새로 태어난 전갈은 어미의 다리와 집게를 타고 등 위로 올라가 껍질이 단단해질 때까지 최대 몇 주간 머물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도 넘겨야할 고비가 있다. 어미는 수컷을 잡아먹을 때와 마찬가지로 충분한 먹이를 찾아내지 못하면 때때로 업고있던 자식 한 두마리를 먹어 치운다.
칼리포르니아 전갈의 이 같은 생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 과정은 조금 끔찍하긴 하지만 다른 종의 곤충이나 생물에게서는 좀처럼 관찰할 수 없어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