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개발 업체들의 약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스페인 우주 벤처기업이 보란 듯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유럽 민간 업체가 개발한 첫 상용 로켓 발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스페인 민간 우주개발 업체 PLD 스페이스는 14일 공식 X(트위터)를 통해 이달 6일 실시한 '미우라(MIURA) 1호' 로켓이 첫 발사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고 발표했다.
PLD 스페이스가 독자 개발한 '미우라 1호' 로켓은 이번 발사에서 총 306초간 비행했다. 상공 46㎞에 도달한 '미우라 1호' 로켓은 예정대로 대서양 해상에 착수했고 대기하던 팀에 의해 회수됐다.
회사 관계자는 "목표 고도인 80㎞에는 한참 못 미쳤지만 이는 안전상의 이유로 궤도를 수정했기 때문"이라며 "'미우라 1호' 로켓은 유럽의 민간 우주개발 업체가 개발한 첫 상용 재사용 로켓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PLD 스페이스의 약진은 최근 유럽 우주개발 움직임이 둔화된 상황에 더욱 주목된다. 유럽은 일론 머스크(51)가 이끄는 스페이스X나 제프 베조스(59)의 블루 오리진 같은 미국 기업 및 중국에 밀려 우주개발 경쟁력이 약화돼 왔다. 유럽우주국(ESA)이 지원하는 아리안 스페이스의 경우 차세대 로켓 '아리안 6호' 발사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PLD 스페이스는 '미우라 1호'와 '미우라 5호' 로켓을 개발 중이다. 이번에 실험한 '미우라 1호'의 정보를 토대로 기술을 고도화해 '미우라 5호'를 완성할 계획이다. 2025년 첫 발사를 목표로 하는 '미우라 5호'는 민간 업체들의 페이로드 수송 등 상업 비행에 투입된다. 이렇게 되면 독일과 영국의 기존 상업 수송 업체와 경쟁이 예상된다.
스페인 민간 업체의 로켓 발사 성공은 위축된 유럽 우주개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페드로 산체스(51) 스페인 총리는 "'미우라 1호' 로켓 발사 성공으로 스페인은 독자적인 우주탐사 능력을 가진 열 번째 국가가 됐다"며 "100% 우리 기술로 탄생한 첫 로켓이 우주로 솟아오른 것은 스페인의 우주개발 역사에 있어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